청와대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 자살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이른 아침부터 정 회장이 `왜 죽음을 택했는가`하는 배경을 파악하는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정회장의 사망이 남북관계와 남북경협,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안마련에 긴급 착수했다.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은 4일 아침 6시 50분 여름 휴가중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 회장의 자살소식을 보고했다. 정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노 대통령은 정 회장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정 회장이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건설등 남북간 경제협력사업과 남북관계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정 회장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중인 남북간 경협사업이 고인의 뜻대로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우 정책실장, 유인태 정무, 문 민정, 박주현 국참수석, 반기문 외교보좌관, 김태유 과학기술보좌관도 아침 9시에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 회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고 “남북경협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또 이번 일로 경제에 주름살이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정치권 역시 정 회장의 투신 자살소식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 정 회장의 투신동기가 대북송금 특검수사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야는 정 회장의 투신배경을 놓고 정치공방을 벌일 태세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이날 오전 측근을 통해 “뜻하지 않은 정회장의 타계는 우리 경제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나 큰 손실이다”며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정회장의 타계로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정부당국에서도 만전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의원은 “특검을 요구해 현대와 정부에 압박을 가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며 “회사의 사활을 걸고 남북관계 발전과 전쟁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특검으로 압박을 가하니까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휴가지에서 임태희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보고를 받고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계의 중요한 인물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히고 “자살의 원인과 동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대북송금 특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덮어버려 이 사건이 마치 개인의 비리인 것처럼 호도돼 개인으로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석기자,구동본기자,임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