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수요기반 20조 확충
정부, 증시안정대책 발표
보험사의 주식투자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기업의 자사주 취득에 대해 세제지원이 실시된다.
또 언제든지 환매가능한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허용되고 투신사에 1조원 규모의 현금유동성이 지원된다.
정부는 18일 오전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긴급 경제장관간담회를 개최, 약 20조원 규모의 주식 수요기반 확충을 골자로 한 증시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증시 안정을 위해서는 장기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 빠르면 11월부터 보험회사의 동일기업 주식취득 한도를 재벌보험사 여부에 관계 없이 발행주식의 15%까지 확대하가로 했다. 현재는 30대 재벌 소속 보험사는 발행주식의 5%, 여타 보험사는 10%까지만 동일기업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돼 있다.
정부는 특히 동일계열에 대한 보험사의 주식투자 한도는 완전 폐지 또는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주식과 채권을 합쳐 동일계열에 대한 투자를 보험사 총자산의 5% 이내에서만 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보험사의 주식소유 총한도 역시 현행 총자산의 30% 이내에서 40% 이내로 확대된다.
자사주 취득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자사주 취득한도를 상법상 배당가능 이익 범위만큼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권거래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는 배당가능 이익에서 재무개선적립금 등 각종 적립금을 차감한 범위 안에서만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게 돼 있다. 재경부는 이로 인해 약 9조원의 자사주 매입 여력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사주 취득에 따른 처분손실에 대비, 손실준비금을 적립할 경우 내년부터는 자사주 취득액의 30% 범위 안에서 손금산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5년 경과후 손실발생분과 상계한 잔액을 이익금으로 산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준비금 적립분 만큼 법인세 납부를 연기시켜주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주주 3분의 1이 참석한 임시주총에서 출석주주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 자사주 소각을 위한 정관변경이 가능하도록 해 자사주 매입소각절차를 간소화했다.
정부는 또 1조5,000억원 규모로 1차 조성될 연기금 주식투자 펀드를 오는 24일부터 가동해 주식매입에 나서도록 하고, 이달 중 서울보증보험에 추가로 1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투신사 보유 대우채권 원리금을 지급하는 등 투신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개방형 뮤추얼펀드는 정기국회에서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내년 1월 이전에 조속히 허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활성화대책에 따라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로 9조원, 보험사 주식투자 규제완화로 약 10조원, 투신 유동성 지원으로 1조원 등 약 20조원 규모의 주식 수요기반 확충이 가능할 전망이다.
진념 재경부 장관은 “자본시장을 안정시키고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앞으로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 단계별 대응방안(Contingency Plan)을 준비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입력시간 2000/10/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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