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업계들 CEO들 여름휴가 백태

해외서… 집에서…'생존법칙 찾기' 부심

불경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어김없이 바캉스 계절은 돌아왔다. 유통업계 CEO들은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1등석 해외여행, 최고급 회원형 펜션, 럭셔리한 별장 등 그들의 지위 만큼 화려한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CEO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점점 치열해지는 ‘유통 정글’ 속에서 생존의 법칙을 찾느라 분주한 여름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경제가 7일 백화점, 식품, 화장품, 패션 등 유통업계 CEO 30여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전화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6명의 CEO들이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오랜 내수침체로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속 편하게 휴가를 떠날 수 없다는 것. 반면 ‘독서와 가족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답한 이들도 8명에 달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일과 휴가를 함께 즐기겠다는 실속파(3명)도 눈길을 끌었다. 업무형: 일에 밀려 휴가 반납
이인원 롯데백화점 사장은 본점 리뉴얼 공사와 루이비통 등 애비뉴엘의 신규 브랜드 입점이 8월 초에나 마무리돼 한가롭게 휴가를 보내기에 밀려 있는 일이 산더미 같다. 게다가 현재 신격호 그룹 회장이 귀국해 있어 휴가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롯데마트 이철우 대표도 당분간 휴가 계획이 없다. 8월 중순께 백화점 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의 구학서 사장과 석강 백화점부문 대표이사 역시 개점 전까지는 태평하게 휴가 계획을 세울 틈이 없다. 신세계 이마트 이경상 대표에게도 바캉스는 ‘속 편한 신선놀음’일 뿐이라고 말한다. 현대백화점 하원만 사장도 급박한 업계의 움직임 때문인지 한가롭게 피서를 즐길 시간이 없다. 갤러리아백화점 양욱 사장 역시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은데다 오는 8월부터 압구정 본점의 식품관 리뉴얼, 수원점 증축공사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여름 휴가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음료, 빙과류 등 ‘여름장사’ 업체들이 많은 식품업계는 보통 여름휴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기로 유명하다. 해태제과 사장을 겸하게 된 윤태영 크라운제과 사장에게도 올 여름 휴가란 존재하지 않는다. 빙과류 경험이 전혀 없는 윤 사장이 아이스크림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첫 여름이기 때문. 정수용 빙그레 사장은 업계의 특성을 고려, 아예 별도의 여름 휴가를 챙기지 않고 한철 더위를 넘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속파: 휴가와 틈틈이 업무
박성철 신원 회장은 매년 여름 휴가 때 해외여행에 나선다. 박 회장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 목적에 있는 게 아니라 중국, 베트남, 과테말라 등 해외현지 법인을 방문하기 위한 업무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올해 여름에는 8월께 중국 산동성 매장을 직접 방문, 피혁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중국현지법인을 찾을 계획이다.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은 8월1일부터 7일까지 휴가를 겸해 부산ㆍ경남지역 사업장을 순회할 계획이다. 방문판매 사업국, 지점 등을 직접 방문해 방문판매원들과 직원들을 격려하고 휴가도 함께 보낼 예정이다. 더페이스샵 정운호 대표는 일과 휴가를 따로 챙길만한 여유가 없다. 그는 오는 8월3일 일과 휴가를 겸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 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문을 여는 더페이스샵 매장 오픈식에 참가하고, 현지 시장도 직접 둘러보면서 휴가도 즐기기 위해서다. 여행파: 모처럼 가족과 함께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은 8월 초 1주일 동안 미국을 방문을 할 예정이다. 하버드 치대 운영이사회 멤버인 이 사장은 운영이사회 참석차 미 하버드대학을 방문했다가 지난 6월 결혼해 미국에 거주중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태평양의 서경배 사장은 이 달 말쯤 가까운 해외로 가족 나들이를 떠날 예정. 그는 이번 휴가 기간 동안 잠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하반기 사업을 구상하면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사령탑으로 취임했던 차석용 대표는 모처럼 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차 대표는 주말까지 포함하면 휴가기간이 최대 9일에 이르는 만큼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은 올 여름 휴가 때 가족들과 함께 전국의 조용한 암자들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그는 전국의 유명한 암자들을 찾아서 절 밥도 먹고 풀과 흙 냄새도 한껏 느껴볼 생각이라고 한다. 방콕형: 책읽고 쉬며 재충전
올 초 GS홈쇼핑 출범 때문에 바쁜 시간을 보낸 강말길 GS홈쇼핑 대표이사는 8월1일부터 닷새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강 대표는 특별히 여행을 떠나기 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독서로 소일을 할 계획. 강 대표가 고른 책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등이 지은 경영서 ‘미래기업의 조건’이다. 오리온 김상우 사장 역시 별다른 일정을 짜지 않은 채 8월 말로 휴가를 잡아 놓았다. 보통 4박5일 정도로 일정을 잡으며 독서 위주로 소일할 것이라는 게 注??측의 전언. 이밖에 웅진식품의 조운호 사장도 8월 경 독서 및 구상 등으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생활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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