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출 신상품 쏟아진다] 상품다양화 '새 고객 잡기'

기업고객 대상 시장금리 연동상품 출시 잇달아은행권의 대출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기존의 상품을 갖고서는 더 이상의 신규고객 확보가 힘들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들이 시장개척에 주력해 온 주택담보대출이나 우수기업 대상 대출시장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어 기존의 상품으로는 새로운 대출수요 창출이 어렵다는 것. 특히 금융당국에서 신상품 개발을 은행평가에 반영하기로 함에 따라 이 같은 신상품 개발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덕분에 기업이나 개인 등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고 대출조건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가 하면 개인들 역시 대출담보나 이자상환방식 등이 다양해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기업대출 조건 좋아진다 은행들이 우량 기업고객 확보를 위해 최근 저금리기조를 반영하는 시장금리 연동 상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은행권 최초의 국고채 금리 연동대출인 'T플러스론'을 내놓았다. 고객이 금리 변동주기를 6개월이나 1년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대출대상은 신용등급 BB 이상 기업이다. 조흥은행도 지난 5일 국고채 유통수익률을 근거로 결정한 확정금리를 적용하는 'CHB 베스트기업 확정금리 대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번 정한 대출금리는 대출기간(1년)동안 변동없이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대출금리는 연 8% 안팎. 기업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시설자금대출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시장금리연동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3,000억원 규모안에서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이번 대출은 '잔존만기 3개월물 중소기업채권금리(현재 5.35%)'에 유동성프리미엄(업무원가 포함 2.15%)과 신용스프레드가 가산돼 최저 7%대 금리가 적용된다. 기존의 시설자금 대출금리는 연 9%대였다. 산업은행 역시 외화자금 대출로는 처음으로 기업들의 환위험을 제거한 고정금리대출을 실시하기 시작했으며 시설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저금리기조에 따라 CD연동 대출금리가 기존의 우대금리 연동이나 고정금리 보다 낮기 때문에 기업들의 금리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 한빛은행은 이달부터 우량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해 납품증명서만으로 최고 5억원까지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는 '협력기업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납품금액의 6분의1 범위 내에서 대출 한도를 미리 정하고 제품을 납품할 때 마다 납품증명서를 근거로 건별로 대출해 준다. 대출금리가 연 7%대로 매우 낮은 편이다. ◇기업 자금조달 수단도 다양화 기존유형자산(부동산, 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는 달리 미래 발생할 수익(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ABS발행이 최근 들어 본격화하는 등 은행들의 금융지원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어 기업들이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일 아시아나 항공의 향후 5년간 항공권 판매수익(카드매출)을 담보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을 주선했다. 국민은행도 지난 4일 두루넷이 장래 회수하게 되는 초고속 인터넷 사용료를 담보로 1,500억원의 차관단대출(신디케이티드론)을 주선한 바 있고 5일에는 금호산업의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2,000억원의 ABS발행을 공동 주선했다. 기업 입장에선 미래에 들어올 현금을 미리 앞당겨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용공여를 통해 대부분 신용 등급이 AA+나 AAA+가 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매각이 수월해짐과 동시에 조달비용도 훨씬 줄어들게 되는 장점이 있다. 장기물품공급이나 운반계약을 체결한 제조ㆍ운송업체, 공사대금이나 분양대금을 담보할 수 있는 건설업체, 이용료 등으로 확실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항공ㆍ통신업체ㆍ인터넷업체 등 미래수익 창출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이 갖춰져 있는 기업들이 대상이다. ◇가계 대출 신상품 주택은행은 지난 12일 고객이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후 최초 2년동안은 이자를 절반만 내도 되는 '이자 다이어트 론'을 선보였다. 만기 10년제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대출금리는 연 9.05~10.3% 수준이다. 한빛은행은 5년동안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상품인 '한빛장기안심대출'을 내놓았다. 아파트담보의 경우 대출금리가 연 8.95%, 기타 주택담보의 경우 연 9.25%이다. 대출기간은 5년이며, 대출금은 만기때 한꺼번에 갚으면 된다. 신한은행은 대출 대상 부동산을 아파트 뿐만 아니라 상가, 오피스텔, 나대지 등 모든 종류의 부동산으로 넓힌 '모든 부동산대출'을 판매중이다. 고객이 대출금리를 3ㆍ6ㆍ12개월 변동금리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밖에 은행들은 지금까지는 신용 때문에 주로 2금융권을 이용했던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신용대출이나 주부ㆍ학생ㆍ해외어학연수자ㆍ여행자 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이들 각각의 수요를 맞춰주고 있는 신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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