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가 32% 급등 금리인상 압박 가중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금리 인상 압력 등 경기 확장기의 복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8일 미 상무부는 9ㆍ11 테러 직후인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지난 1년중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테러 발생으로 미국 정부가 군비를 대폭 증대한데다 애국심을 발동한 소비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미국 경제는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의 조기 회복에 따른 기름 소비량 증대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6달러대로 상승했으며, 선물시장에서는 5월초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금융비용이 높아질 경우 제조업 분야의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며 세계 전체 경기 회복에도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 국제유가 상승 및 금리 인상 압박
미국 경제의 고속회복으로 기름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5월 인도분 국제유가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배럴당 43센트(1.7%) 오른 26.30 달러에 마감, 테러 이후 최고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국제유가는 올들어 32% 상승했다. 가솔린 선물 가격은 갤론당 83세트로 올들어 44% 올랐다.
연방기금 선물 금리는 빠른 속도로 상승, 이날 1.95%에 거래됐는데, 이는 5월 7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 금리 인상될 것이라는 전제로 한 것이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국채(TB) 시장은 최근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4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오자 TB 10년물 가격은 액면가 1,000 달러당 3.75 달러 급락하고, 수익률은 0.05% 포인트 급등, 5.39%에 거래됐다.
시장이 빠르게 금리 인상쪽으로 움직이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FRB)의 앤서니 산토메로, 댈러스의 로버트 맥티어, 샌프란시스코의 로버트 패리 총재가 이번 주 들어 연이어 공개석상에 나타나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테러가 미국 경제를 조기 회복시켰다
지난해 4분기 GDP가 예상을 뒤엎고 높게 나타나자, 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1분기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시간대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 수정치가 잠정치 95에서 95.7로 높게 나왔고, 시카고지역 구매자관리지수(PMI) 지수가 2월 53.1에서 3월엔 55.7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1분기에 4.2% 높은 성장을 달성한 후
2분기에 3%대의 안정적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 삭스, 살로만스미스바니는 1분기에 5%의 성장을 전망했고, 메릴린치는 6%를 예상하고 있다.
테러가 터진 직후에 깊은 침체가 예상됐던 지난해 4분기에 의외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미국 경제의 잠재력이 폭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는 지난 4분기에 6.1% 늘었는데, 특히 애국심을 자극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무이자 할부판매로 내구재 소비가 무려 40% 증가했다. 또 군비 확대에 따라 정부 지출이 10.2% 증액한 것이 테러후 미국 경제 회복의 주요 요인이 됐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