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제조업에서 금융으로 경제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4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대만은 경제방향을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 중심으로 선회하고 외국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주식시장과 은행산업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섬유부터 반도체까지 제조업 전분야에 걸쳐 경쟁력을 유지해왔던 대만이 금융산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대만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주식거래 변동폭을 기존 7%에서 15%로 확대하고 외국회사들의 달러화 표시 주식 상장도 허용하는 등 경직된 증권시장운영정책을 완화한다. 또 국영은행인 창화은행의 정부 지분 40%를 포함해 국영은행을 해외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은행간 합병을 통한 금융기관 대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최근 외국계 자본이 대만 금융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5월까지 이머징마켓 투자금액 중 대만 투자비중을 가장 높일 계획이며 이로 인해 올해 대만증시에는 150억달러의 추가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또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은 대만 은행간 합병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대만의 금융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만의 금융개혁을 이끌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공자오셩 위원장은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미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했다”며 “금융산업 발전이 대만을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외국계 투자은행인 CSFB와 리먼브러더스 출신으로 지난해 7월부터 대만의 낙후된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혁작업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