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나라 前ㆍ現 지도부 ‘SK비자금 해법’ 이견

한나라당은 최돈웅 의원의 SK비자금 100억원이 중앙당으로 유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당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 전ㆍ현 지도부간 이견이 노출되는 미묘한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여권의 총선ㆍ대선자금에 대한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맞불작전을 구사하면서 정치권의 정치자금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혹스런 지도부= 최병렬 대표는 23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때 자금흐름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당을 승계한 입장에서 전적으로 내 책임하에 이끌 각오”라며 곤혹스런 입장을 보이면서도 “우리당이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을 합법적인 통로가 아닌 수단으로 받아썼기 때문에 수사에 정정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법의 집행은 공정해야 정의의 편이라는 원칙이 있다”며 “그러나 과거 대선때 민주당도 그렇고 민주당과 관련해서 권노갑씨 200억원, 박지원씨 150억원, 굿모닝시티, 대통령 측근들의 대선자금과 관련해서는 전혀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우리는 정도로 가는데 검찰이 공정하게 안할 경우 우리는 근본적인 입장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사덕 총무도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난해 대선당시 중책을 맡았던 안맡었던 모든 책임은 함께 질 것”이라며 “다만 민주당이 공개했던 대선자금 내역에 대해서도 웬만한 분들도 이미 그게 참된 것인지 아니면 법과 부딪히기 싫어서 꾸며댄 것인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묘한 갈등양상= 그러나 최근 최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서청원 전 대표는 22일 밤 최 대표가 주재한 전ㆍ현 지도부 만찬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과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부패집단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깔린 게 분명하다”며 당지도부에 `야당다운 투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대표는 “청와대와 검찰의 사전기획에 따른 것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SK비자금 사건에 대한 인식과 대응방식에서 최 대표와 큰 차이를 보였다. ◇비자금 사용처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돈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대선 당시 핵심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현재로선 SK비자금의 용처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지구당으로의 유입 가능성이다. 선거당시 치열한 접전양상을 벌이고 있는 핵심 지구당으로 긴급 전달된 `총알`중 상당액이 SK비자금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거론되는게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득표율 제고의 핵심 수단을 활용했던 직능특위에 유입됐을 가능성이다. 자문위원회와 분야별 8개 위원회 그 산하에 33개 위원회로 구성된 특위는 운영과정에서 상상 이상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검찰에서 흘러나왔던 100억원 가운데 일부 유용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당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영일 전 총장은 “개인적으로 한 일이 아니라 당의 사무총장으로서 일을 했으므로, 진상이 어느정도 밝혀지고 나서 검찰이나 언론에 내가 설 역할이 있고 당에서 그런 역할을 하라면 그때가서 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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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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