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12만개에 이르는 가맹점들의 평균 수명은 불과 2.7년으로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가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그만큼 창업자들의 매장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본사나 창업자 등은 이미 검증받은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잡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일반 주점이 저도주 연성화 경향을 반영해 소주칵테일전문점으로, 피씨방이 카페 등 휴식공간과 아케이드 게임기 등을 갖춰 문화공간으로, 그리기 중심의 미술학원이 생활 주변의 재료를 활용해 미술활동을 하는 체험교육으로 각각 발전한 것이 그 예다.
디자이너로 일했던 김소연씨(요미요미 광진점ㆍ34)는 아이를 보낼 미술학원을 찾다가 자신이 직접 체험미술학원을 열게 됐다. 체험미술이란 기존의 그리기 중심 교육이 아니라 생활 주변의 모래, 진흙, 폐타이어 등을 이용해 미술 활동을 하는 특별한 프로그램.
아이템의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고급화 현대화하고 있다. 콩나물국밥점 등 토속음식점이 모던한 인테리어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칙칙한 이미지의 건강원이 카페풍의 건강즙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맥주전문점은 라운드바에 냉장처리 시스템을 접목시킨 아이스바나 맥주순환공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쿨링 파이프 등 아이디어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고객들을 잡고 있다.
건강즙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성열씨(이슬로 풍무점ㆍ52)는 친구를 따라 매장에 들렀다가 한의원같은 느낌와 깔끔한 내부에 호감을 느끼고 창업한 케이스다. 동물과 어류, 과일류 뿐 아니라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 식물류를 모두 취급해 선택의 범위가 넓다는 게 장점이다.
복합화는 아이템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업그레이드 형태다. 카페와 디비디방을 갖춘 피씨방, 아이스크림과 베이커리를 결합한 멀티카페, 원스톱 매장을 지향해 쌀가게가 생식, 선식, 유기농식품, 건강보조식품을 갖추고 웰빙판매점으로 확장한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복합화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 편의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피씨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은주씨(지투존 고려대점ㆍ26)의 매장은 100평으로 각종 게임 외에도 카페는 물론 디지털서비스존, 다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월드존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이벤트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컨셉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전혀 새로운 아이템으로 틈새 시장을 찾기보다는 대중적인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 대중성을 갖는 게 불황에 유리하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