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 중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의 문학과 삶을 나눌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지난 94년 북한의 김일성 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를 졸업한 중국인 한메이(韓梅·34)씨가 25일 성균관대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아 눈길을 모았다. 지난 89년 중국 산둥(山東)반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씨는 한국에 대한 남다른 호기심으로 국비 장학생시험을 치르고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북한에서 4년 과정의 학부를 마친 94년 고향으로 돌아가 산둥대학에서 3년간 한국어 강사로 근무했다.
그는 또 한반도의 다른 반쪽인 남한 사회와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97년 8월부터 성균관대에서 국문학 석사학위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한씨는 남북한의 대학생활에 대해 “한적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식사, 공부, 기숙사 생활 등 모든 것을 함께 하던 북한의 대학 생활과 달리 남한 대학은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도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씨의 박사논문은 중국 명·청시대 최초의 근대적 비평가로 평가되고 있는 김성탄 문학비평이 조선 후기 문단에 미친 영향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한씨는 다음달 2일 중국으로 돌아가 산둥대학 한국어학과에서 남북한의 언어와 문학을 가르치게 된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