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여성 기업인의 위치

오늘날 여성들이 자신들의 승진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깨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어판이 최근 조사해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몇몇 유럽 여성들이 이사진, 심지어 최고경영자 자리에도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람은 극소수다. 스페인 소매금융업체 바네스토의 회장인 아나 파트리샤 보틴이나 프랑스 국영 핵 관련 그룹 바제라의 회장인 안 로베르종 같은 인물은 여자도 최고의 지위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성들이 이사회에서 장기적으로 경력을 쌓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유럽에서 가장 큰 기업 200개 가운데 이사진의 8%, 최고경영진의 5% 만이 여성이다. 오직 노르웨이에서만 여성 이사진의 비율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기업들이 여성 임원에 대한 할당을 채우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변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것들이 남성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여성들은 남자들과 다른 관점을 갖고 있고 보다 사교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보다 많은 여성 임원들을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이 말이 맞는 측면도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본질적인 면을 놓치고 있다. 오히려 기업들이 전체 인구의 절반만을 대상으로 인재를 뽑을 경우 그만큼 인재발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일부 문화적 장벽들이 존재하고 있다. 남자들만의 술 모임과 골프 경기 등은 아무래도 여성들에게는 장벽으로 존재한다. 구조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많은 여자들은 아이를 가지게 되면 풀 타임 고용직에서 빠지게 되고 이후 복직도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나쁘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남자들이 그들의 아버지 세대보다 여성 임원들의 아이디어를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기업들이 이전보다 여성들의 승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과 남성이 동수로 임원진을 구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황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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