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 기아처리 큰 피해없다

기아·아시아자동차에 대한 대규모 부채탕감에도 불구, 종합금융사들의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종금사들이 정부당국에 현대인수에 대한 찬성의 조건으로 내건 부실채권의 이연처리와 관련, 당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한데다 기아채권의 30%를 지난 회계연도에 이미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채탕감에도 불구, 채권 종금사들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하락폭은 최대 1%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계와 관계당국에 따르면 14개 생존종금사가 보유중인 기아·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채권(무담보)은 1조800억원(성업공사 매각분 포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자동차 무담보채권의 예상상환율이 17.0%, 아시아자동차는 14.5%인 점을 감안할때 종금사들은 채권의 83.0% 및 85.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종금사들은 현재 총채권의 30%를 지난 회계연도에 당기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상태다. 종금사들은 그러나 대규모 부채탕감에 따른 손실이 이번 회계연도에 전부 손실로 처리될 경우 적지않은 피해가 올수 있다고 판단, 향후 5년간에 걸쳐 손실을 나눠 처리하는 이연처리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모아 협회차원에서 정부 당국에 공식 건의키로 했다. 기아그룹의 채권종금단은 정부당국이 이같은 요구안을 들어준다는 조건아래 현대인수에 찬성한다는 「조건부 찬성」입장을 정리했다. 종금사들은 이와 관련, 기아 부채탕감에 따른 손실을 최소 5년이상으로 이연처리하며 무담보채권중 일정부분을 후순위채 형식으로 지원, BIS비율을 정상회복시켜 주고 출자전환 규모를 확대해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종금사들의 이같은 요구안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회계상의 이연처리는 불가피한게 아니냐』며 종금협회차원에서 공식 건의가 들어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연처리가 이루어질 경우 종금사들의 BIS하락폭은 1%이내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후순위채 매입 등은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수용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금융계에서는 『정부가 어렵사리 종금사의 구조조정을 일단락지은 상황에서 업계에 대한 지원대책을 계속 지연시킨다면 신인도 하락으로 예금인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기·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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