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내내 주식을 팔아치운 끝에 결국 1,598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외국인들은 지난달 21일 이후 지속해 온 순매수 행진을 11거래일로 마감했다. 이들은 또 선물에서도 1,205계약이나 순매도, 사흘째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3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9일째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이날 외국인이 ‘팔자’에 집중한 종목은 단연 IT주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전체 순매도 금액을 뛰어넘는 2,211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특히 삼성전기를 1,120억원어치나 내다 판데 이어 하이닉스(760억원), LG이노텍(308억원), LG디스플레이(254억원) 등 순매도 상위 5개중 4개를 IT종목으로 채웠다. 이외에 삼성전자, 삼성SDI도 산 것보다 판 게 더 많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하이닉스의 3ㆍ4분기 실적이 좋고, 최근의 하락세가 너무 과도하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외국인들의 발길을 돌리지는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의 IT 매도 공세에 대해 최근 IT주가가 많이 오른 데다가 글로벌 IT업종의 모멘텀이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공급 과잉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고, 약화되기는 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악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어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반도체, 메모리, 휴대폰 등 IT 관련 지표들이 많이 안 좋게 나오고 있다”라며 “오래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분위기가 안 좋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