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예약매매 부작용 속출

코스닥에 등록한지 얼마 안 돼 회사를 팔고 떠나는 최대주주들이 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건에 불과했던 예약매매 건수가 올해는 5건으로 급증했다. 예약매매는 신규등록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을 2년간 팔지 못하도록 보호예수로 묶어두자, 보호예수가 풀릴 때마다 지분을 넘기기로 하고 미리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사업을 이끌어갈 자신은 없고 회사를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최대주주들이 잇따라 회사를 매물로 내 놓고 있어, 하반기에는 예약매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약매매에 따른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매수자의 인수자금 출처를 명확하고 자세하게 밝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약매매가 늘면서 갖가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된 신영텔레콤은 인수자인 홍영현씨가 펫컴코리아 이사로 알려지면서 펫컴코리아의 우회등록을 위한 예약매매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영텔레콤은 오는 8월6일 이사선임과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임시주총이 예정돼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진위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최대주주들이 무리하게 예약매매를 추진하면서 회사 돈을 횡령 당하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아이디씨텍은 지난 3월 회사를 인수하려던 매수자들이 27억 가량의 회사자금을 유용, 주가가 9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며 50% 가량 하락했다. 인프론테크놀러지도 매수자들이 회사 돈으로 양도성예금증서 40억원 어치를 구매해 인출하는 등 50억원의 회사 돈을 빼돌려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인수자의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고 12월부터는 예약매매 주식을 1년간 추가보호 예수하도록 하고 있지만, 인수자금에 대한 자세한 공개가 절실한 형편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금 없이 무리하게 회사를 인수하면서 갖가지 편법과 불법이 동원되고 있다”며 “인수자금이 자기자금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에서 자금원에 대한 구체적인 증빙서류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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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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