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형태의 전쟁도 불사’ 밝힌 수준, 중국 의식한 듯
中 류윈산 각별 환대, 러시아 등 외국사절단은 불참
‘인민 사랑 정치’…인민 강조, 민심 달래기 여부 주목
300㎜방사포, 신형 대륙간 탄도탄 첫 선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은 공개 안해
북, 1만 5,000~2만명 참가 사상 최대 열병식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서 열병식 연설에서 핵 문제에 대해 특별하게 언급하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당초 오전 열린 예정이었으나 평양시의 날씨 문제로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북한 지도부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황병서와 김기남, 김여정 등이 그대로 참석해 권력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축하사절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권력서열 5위로 이날 행사에 참가한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배치돼 북한이 대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3년 만에 행한 약 25분간의 육성 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를 비판하면서 ‘경제·국방 노선의 병진 노선을 재확인하고 “미제와의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핵 무장과 관련한 새로운 위협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을 의식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열병식 기계화부대 분열에서는 사정거리가 1만2,000㎞에 달하는 대륙간 탄토탄(ICBM)인 KN-08의 개량형이 첫 선을 보였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2012년 공개됐던 KN-08 미사일의 탄두가 뾰족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미사일은 탄두 형태가 달라 KN-08의 개량형인지, 또는 새로운 형태의 대륙간 탄도탄인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분열을 통해 북한이 공개한 무기에서는 사정거리가 200㎞에 이르는 신형 300㎜ 다련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신형 다련장은 미사일에 비해 위력과 정확도가 낮은 편이나 사정거리가 길고 대응수단이 없어 우리 군을 위협할 무기체계로 손꼽힌다.
열병식에는 개별 병사들의 핵 배낭을 맨 장면이 포착됐으나 핵 배낭이 병사들이 지고 행진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실물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신무기가 대거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이번 열병식에서는 항일 빨치산 부대와 6.25 전쟁 당시 부대들이 선두에서 행진하는 등 규모가 커졌을 뿐 특별한 신무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민 중시, 경제 중시, 청년 중시’를 반복하며 ‘인민 사랑 정치‘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인민을 위하겠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 북한 주민들의 민심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이번 열병식은 2011년 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다섯번째다. 앞서 201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2월16일)과 김일성 주석(4월15일) 생일, 2013년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7월27일)과 정권 수립 기념일(9월9일)에 열렸다. 열병식에서는 개별병사들의 어깨에 걸린 핵 배낭이 지난 2013년 열병식 이후 다시 등장했다.
북한은 지난 7월부터 평양 미림비행장에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등 포병 장비, 장갑차 등 수송장비 등을 집결시켜 열병식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