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벤처가 뛴다] <17> 장우석 딜루션 대표

시각디자인과 과학기술 융합… 뉴미디어산업 생태계 만들 것

장우석 딜루션 대표


대학원때 상모 공연영상 보며 '예술의 상업화' 확신해 창업

SM 홀로그램 공연장 운영… 현재 하루 매출 3~4억 기록

이동식 홀로그램 특허 7개 보유… "내년 매출액 2배 이상 늘 것" 자신


"시각디자인과 전자·전기 등 과학기술이 융합된 뉴미디어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야죠." 장우석(사진) 딜루션 대표는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딜루션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뉴미디어 산업의 생태계 조성 의지를 피력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장 대표는 미국 유학 후 한국에서 뉴미디어의 상업화를 소개하며 디자인업계의 혁신을 이끌었다. 뉴미디어 강의를 개설해 학생들과 소통해 오던 그는 정작 학생들이 졸업 후에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음을 알게됐다. 장 대표가 강의는 교수들에게 맡겨두고 뉴미디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다짐한 이유다.

설립된 지 이제 만 4년이 채 안된 딜루션의 장 대표가 뉴미디어 산업화를 목표로 삼게 된 것은 장 대표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학부를 마치고 한 디자인 회사에 입사한 그에게 주어진 건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웹디자인 틀 속에서 하루하루 트랙을 따라 걷는 일 뿐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그는 직접 제작한 티셔츠를 팔아 번 돈을 갖고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던 중 레이저 빛을 활용해 상모를 돌리는 공연 영상을 보고 이를 상업화하면 미래의 먹거리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그 당시엔 뉴미디어 예술가들만 잔뜩 있던 시대였고 상업화되지 않아 산업이 크지 못했던 상황인데 교수님이 보여주신 영상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꿈은 이뤄졌다. 2009년 뉴미디어 사업을 시작하는 웹디자인 회사인 디스트릭트에 입사해 '예술의 상업화'를 시도했다. 삼성 모바일폰 코비를 론칭하는 쇼 프로젝트를 맡아 관객과 사회자가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제품 전시 영상을 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 글로벌 쥬얼리 브랜드인 '티파니' 매장 오픈을 기념해 백화점 건물 외벽에 프로젝트 빔을 쏴서 옥외광고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 프로젝트로 아이에프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슈를 만들었으나 일회성으로 그치고 마는 사업에 아쉬움을 느낀 그는 지금의 딜루션을 창업했다. 초기 자본금 4,000만원으로 처음 마련한 17평짜리의 작은 사무실은 엘레베이터가 없는 건물이었다. 화장실 변기도 재래식이었다. 그때 기술보증기금에서 딜루션을 도왔다. 장 대표는 "거래하러 온 사람들이 딜루션은 더러워서 못가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등 수모를 겪었지만 다행히 기술보증기금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지금의 사무실로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옮기고 여유가 생기면서 딜루션은 SM엔터테인먼트와 전시 공연 사업 계약을 하게 됐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상설 좌석이 있는 SM아티움(홀로그램 공연장)이 세워지면서 K-POP 홀로그램 콘서트 총괄 운영사가 된 것. SM아티움 내 가상현실과 홀로그램 콘텐츠 샵은 현재 하루 매출 3~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딜루션의 직원은 15명으로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영화 시나리오 작가 등 다양한 인재가 모여있다. 장 대표는 "기업이나 사회가 원하는 건 융합된 새로운 것"이라며 "대형 홀로그램 특허는 이미 국내에도 많이 풀렸지만 손 안에서 홀로그램을 통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이동식 홀로그램과 관련해 7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기에 내년 매출액은 2배 이상 뛸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소비 심리가 주춤했던 탓에 누적 매출액은 9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리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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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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