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사이드 스토리] 재계는 지금 '삼성맨' 구애중

삼성 연말 대규모 인사설에 협력·거래업체 영입전 나서









삼성의 전자계열사 협력업체인 A사는 삼성 직원들 못지않게 삼성의 연말 인사에 관심이 많다. 삼성이 올해 정기인사에서 고강도 인적 쇄신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맨'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퇴직이나 이직 임직원이 전자업계나 다른 분야로 나갔지만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과 사업재편이 맞물려 그 폭과 대상이 더 커질 전망이다. 재계가 일찌감치 '삼성맨' 구애에 나섰다. 대규모 인사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재계의 고위관계자는 11일 "삼성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주요 거래업체들이 임직원 영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의 대규모 인사 가능성 탓이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실적에 따라 평가하면 인사요인이 있는 게 사실이고 현재 기조상 고위급 임원을 많이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원가절감과 비용축소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승진인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의 임원승진 인원은 지난해 475명에서 올해 353명으로 줄었다. 게다가 삼성물산처럼 계열사간 합병으로 지원조직이 중복되는 곳도 있어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 이런 정보에 가장 민감한 곳은 협력업체나 거래사 등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삼성맨'을 영입해 삼성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거래관계를 더 돈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같은 이직 사례는 많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용 기판을 제작하는 타이거일렉은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30년을 일한 최호정 전 수석을 전무로 영입했다. 윤종윤 전 삼성전자 연구임원(상무)도 지난해 말 삼성을 관둔 뒤 올 들어 삼성전자 반도체 테스트 업무를 하는 엑시콘으로 옮겼다. 삼성전자가 주고객인 STS 반도체도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 10명이 삼성 출신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예스티나 GST, 오성엘에스티에도 삼성전자 출신이 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나 거래사 입장에서는 삼성 출신을 영입하면 회사 업무를 더 체계적으로 만들고 대외적인 업무영역을 더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종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재욱 전 삼성전자 사장이 인수한 동부LED는 지난 7월 LED 전문가인 오방원 삼성전자 LED 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삼성 입장에서도 관련 업계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영업비밀이 관계된 것만 아니라면 이직은 자유 아니냐"고 했다.

인사 문제도 간접적으로 풀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 10%를 갖고 있는 에스에프에이는 삼성 출신 임원만 8명이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올해 삼성 인사가 굉장히 빡빡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인력이 헙력업체나 거래업체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