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공천룰을 정할 특별기구의 위원장에 황진하 사무총장을 인선한 기구 구성안이 5일 최고위원회에 상정된다. 비박계는 이 같은 구성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긴급회동하고 친박의 포위를 뚫을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황 총장 측 관계자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5일 오전 최고위에 올라갈 특별기구 구성안에는 황 총장이 위원장으로 돼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친박계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강력히 밀었다. 그러나 비박계는 '공천 관련 업무는 사무총장이 실무 책임을 맡는 게 관례'라는 논리를 앞세워 황 총장의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 총장은 원래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여권의 권력 투쟁이 가시화하면서 김무성 대표 라인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5일 최고위원회에서 특별 기구 구성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철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친박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이 어떤 의견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고위원진은 친박이 다수여서 이들이 뭉치면 출범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기구 구성안이 난항을 겪은 가운데 주말 내내 물밑접촉이 있었다"면서 "진통이 있어도 특별기구를 출범시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친박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인선은 없을 것"이라며 "특별기구는 예정대로 출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박의 이 같은 예상은 황진하 체제를 받아들이되 특별기구 내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위원장뿐만 아니라 위원 인선도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의진 대변인은 "양쪽 세력의 균형을 맞추고 특정 계파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위원 구성은 동수(同數)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친박계에서는 조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재원 의원 등이 특별기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고 비박 진영에서는 기존 국민공천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수행했던 홍문표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계획대로 특별기구가 발족하면 상향식 공천제 도입 방법, 전략공천 유지 여부, 컷오프 비율 등 첨예한 현안들이 본격 논의된다. /맹준호·나윤석기자 next@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