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계단… 유리 난간… 곳곳에 살아 숨쉬는 디테일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전경. 붙박이 TV부터 수납장, 소파까지 건축가가 일임받아 구성했다. 오른쪽으로는 1층에서 2층에 걸쳐 열린 중정이 보인다.
부산S주택 안방
2층 부부 침실 전경. 벽면과 바닥재, 붙박이 수납장 겸 화장대까지 일관된 심플함이 안정감을 준다. 창문 쪽은 바닥을 높여 프라이버시를 보호했다.
이우성 부산S주택 건축주
건축주 이우석씨


부산 S주택은 평면 설계는 물론이고 조명과 가구 구성까지도 건축가가 주도했다. 설계자인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명확한 의도와 콘셉트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콘셉트를 통해 건물의 공간 구성, 동선, 재료, 디테일 등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 S주택은 내외부적으로 분명한 콘셉트와 섬세한 디테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인테리어적인 면에서 시간이 지나도 항상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건축주는 이러한 설계자의 미니멀리즘적인 경향성을 보고 의뢰했기에 그 디자인을 일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인테리어 내부 마감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색의 친환경 도장으로 통일했다. 바닥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동일한 색상의 재질을 사용했다.

또한 내부에 사용되는 자작나무 문짝과 벽면은 붙박이가구, 식탁, 테이블, 탁자 등에도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게다가 붙박이 가구, 식탁 등에 사용되는 자작나무 역시 동일한 재질을 사용했으며 모든 자작나무의 표면도장은 친환경 오일로 마감했다. 가구 내부에 적용되는 힌지, 레일과 같은 액세서리도 시공자 발주 때부터 미리 오래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고급 제품을 지정했다.

소파, 식탁 의자, 테이블 등의 이동형 가구들은 설계자의 선택 혹은 추천 하에 르 꼬르뷔제, 미스 반 델 로에, 마리오 벨리니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건축주 이우석씨는 "설계자와 논의해 마련한 가구들을 여태껏 질리지 않고 잘 사용하고 있다"며 "완공된 지 3년 차인 지금도 새로운 가구를 거의 들이지 않았을뿐더러 배치까지도 일관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자는 특히 주택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조명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제품은 물론 색깔까지도 정해 일관된 연출을 꾀했다. 모든 침실은 일반적인 직접 조명인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줄이고 방 전체를 관통하는 길고 커다란 간접 조명을 설치했다. 평소 간접 조명만을 사용해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주택 내부에 사용되는 모든 조명은 따뜻한 분위기의 느낌을 주도록 고려됐다.

무엇보다 마감의 정교함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나무 계단이나 유리 난간 등 건축물 곳곳에서 마감의 뛰어남이 돋보인다. 황 소장은 "아무래도 심사위원들이 건축을 오래 하셨다 보니 이러한 마감을 알아보고 수상의 영광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황 소장은 이러한 디테일을 잡기 위해 서울부터 부산까지 40여번을 오갔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욱 정교함을 요구해 시공사와의 마찰이 있었음에도 결국은 목표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건축주는 "이 주택을 지으면서 신념 있는 설계자를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황 소장에게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디테일에 천착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안도 다다오, 르 꼬르뷔제 등 후세에도 인정받는 건축가들과 그들의 건물은 모두 디테일이 칼같다"며 "오래 돼도 질리지 않고 볼수록 매력 있는 건축물을 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어디다 눈을 두어도 자연의 변화 느낄수 있어"

건축주 이우석씨

"노을이 예쁜 신호마을의 좋은 이웃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건축물로서 건축 당시의 모습을 고수하려고 노력하며 또 가꾸겠습니다."

부산 S주택의 건축주 이우석(사진)씨는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 수상에 대해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전원주택을 직접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될 만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그는 "건축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는 시간이 제법 필요하며 건축 과정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저 역시 나름 준비를 많이 했지만 실제로 공사가 시작되자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축주는 지난 2010년 부지를 매입하고 2년이 지난 후에야 착공을 했다. 그동안 건축주는 수십여 권의 건축 책들을 봤으며 그러던 중 설계자인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의 작품들이 마음에 들어 연락하게 됐다.

특히 건축주는 자신과 잘 맞으면서 신념이 있는 건축가를 만나야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협하지 않고 신념대로 밀고 나가는 건축가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설계를 디테일하게 해주는 한편 추가 공사비 내역도 상세히 알려주고, 무엇보다 시공사와 분쟁을 중재할 수 있는 건축가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 내의 인테리어와 붙박이 가구까지도 모두 황 소장에게 일임했다. 자신의 취향이 있었을 텐데도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 묻자 "건축물은 좋으나 가구나 실내 인테리어가 엇박자여서 주택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2년이 지났지만 추가로 새로운 가구를 들이지 않는 등 현재의 구성에 매우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2년간 자신이 직접 지은 집에 거주하며 느낀 소감을 묻자 "공사가 지연될 때마다 노심초사하며 괜히 집을 짓기로 했구나 하고 후회도 했었는데 완공되고 살아보니 옳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눈을 두어도 초록과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주변 환경 때문에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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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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