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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주택은 평면 설계는 물론이고 조명과 가구 구성까지도 건축가가 주도했다. 설계자인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명확한 의도와 콘셉트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콘셉트를 통해 건물의 공간 구성, 동선, 재료, 디테일 등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 S주택은 내외부적으로 분명한 콘셉트와 섬세한 디테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인테리어적인 면에서 시간이 지나도 항상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건축주는 이러한 설계자의 미니멀리즘적인 경향성을 보고 의뢰했기에 그 디자인을 일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인테리어 내부 마감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색의 친환경 도장으로 통일했다. 바닥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동일한 색상의 재질을 사용했다.
또한 내부에 사용되는 자작나무 문짝과 벽면은 붙박이가구, 식탁, 테이블, 탁자 등에도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게다가 붙박이 가구, 식탁 등에 사용되는 자작나무 역시 동일한 재질을 사용했으며 모든 자작나무의 표면도장은 친환경 오일로 마감했다. 가구 내부에 적용되는 힌지, 레일과 같은 액세서리도 시공자 발주 때부터 미리 오래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고급 제품을 지정했다.
소파, 식탁 의자, 테이블 등의 이동형 가구들은 설계자의 선택 혹은 추천 하에 르 꼬르뷔제, 미스 반 델 로에, 마리오 벨리니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건축주 이우석씨는 "설계자와 논의해 마련한 가구들을 여태껏 질리지 않고 잘 사용하고 있다"며 "완공된 지 3년 차인 지금도 새로운 가구를 거의 들이지 않았을뿐더러 배치까지도 일관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자는 특히 주택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조명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제품은 물론 색깔까지도 정해 일관된 연출을 꾀했다. 모든 침실은 일반적인 직접 조명인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줄이고 방 전체를 관통하는 길고 커다란 간접 조명을 설치했다. 평소 간접 조명만을 사용해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주택 내부에 사용되는 모든 조명은 따뜻한 분위기의 느낌을 주도록 고려됐다.
무엇보다 마감의 정교함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나무 계단이나 유리 난간 등 건축물 곳곳에서 마감의 뛰어남이 돋보인다. 황 소장은 "아무래도 심사위원들이 건축을 오래 하셨다 보니 이러한 마감을 알아보고 수상의 영광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황 소장은 이러한 디테일을 잡기 위해 서울부터 부산까지 40여번을 오갔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욱 정교함을 요구해 시공사와의 마찰이 있었음에도 결국은 목표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건축주는 "이 주택을 지으면서 신념 있는 설계자를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황 소장에게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디테일에 천착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안도 다다오, 르 꼬르뷔제 등 후세에도 인정받는 건축가들과 그들의 건물은 모두 디테일이 칼같다"며 "오래 돼도 질리지 않고 볼수록 매력 있는 건축물을 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어디다 눈을 두어도 자연의 변화 느낄수 있어" 건축주 이우석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