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LCD-OLED 투트랙 전략에 깜짝 실적

'디스플레이 라이벌' 3분기 실적 엇갈린 이유는…



전자업계의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올 3·4분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정반대의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분기 대비 70% 가까이 뛰어오른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돼 깜짝 실적을 낸 반면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성적이 30%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우등생으로 통하는 두 회사가 엇갈린 실적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재계에서는 "전략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 모두 세계 초일류 수준의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3·4분기 3,329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전 분기(4,880억원) 대비 32%가량 떨어진 수치다. 패널의 판매 단가가 하락해 영업익이 부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전 시장에서 하반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이지만 TV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익이 4·4분기 다시 한 번 30% 넘게 빠져 2,000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반면 같은 업계에서 경쟁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3·4분기 공식 실적은 오는 29일 발표되지만 9,000억원 이상의 영업익을 거두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보다 70% 이상 뛰어오른 실적이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있었다는 게 재계의 진단이다. TV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을 고급화해 납품하는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중소형 패널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OLED는 LCD보다 얇고 더 선명한 화질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비싸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TV 시장 개척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 아래 중소형 OLED 패널을 고급형(엣지)과 보급형(평면)으로 나눠 다양한 수요에 대비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앞다퉈 삼성 제품을 주문했다. OLED TV 시장에 주력했던 LG디스플레이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업체들이 LCD 시장에 본격 가세해 공급 과잉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OLED 제품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과 LG의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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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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