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고 늪'에 빠진 한국경제] 남아도는 쌀 180만톤… 보관하는 비용만 年 1,260억

정부 15만톤 추가매입 추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농가 표를 의식한 정부와 새누리당이 쌀 15만톤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의 등쌀에 밀려 지난달 쌀 20만톤을 사들이기로 한 지 한 달도 안 돼 혈세를 투입해 쌀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이다.

18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전날 '정기국회 주요 현안 긴급 당정간담회'에서 쌀 15만톤을 시장에서 추가 격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예산 문제 등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26일 쌀 20만톤을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이달 13일에는 미곡종합처리장(RPC) 벼 매입자금 융자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리는 계획도 내놓았다. 만약 당정이 쌀 15만톤 추가 매입을 확정하면 한 달 새 쌀값 하락 대책만 세 번 나온 셈이다.

문제는 현재 136만톤에 이르는 쌀 재고량이 공공비축과 쌀 추가 매입으로 올해 최대 18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1990년(215만톤) 이후 2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심지어 재고로 쌓은 쌀은 풀 수도 없다. 시중에 쌀이 넘치기 때문에 정부 재고 쌀을 시장에 내놓으면 쌀값이 더 하락해 가격 하락분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쌀 변동직불금(18만8,000원의 85%)이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쌀 재고 1만톤당 관리비용이 7억원 드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재고 쌀을 묶어두는 비용만도 1,2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재고 쌀을 군수용이나 가공용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어 쌀 재고량을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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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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