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육상선수들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금지약물 조장 의혹으로 국제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종합격투기 팬들을 충격에 몰아넣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12일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격투기 스타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미국반도핑기구(USADA)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특수경찰 출신의 크로캅은 크로아티아에서 국회의원까지 지낸 국민영웅이다. K-1과 프라이드FC 무대를 거쳐 최근까지 UFC에서 뛰었다. 종합격투기 통산전적은 45전31승2무11패1무효.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릴 'UFC파이트나이트 인 서울'에도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왼쪽 어깨 근육파열로 출전을 포기한다며 그대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랫동안 어깨 수술과 재활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USADA의 발표로 크로캅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도핑 적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정당당한 이미지로 큰 인기를 누려온 터라 격투기 팬들의 실망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UFC는 성명을 통해 "USADA는 7월부터 반도핑 규정에 따라 UFC 선수들을 조사해왔다. USADA는 도핑 혐의를 적용해 크로캅과 UFC에 선수 자격정지 징계 적용을 알려왔다"고 발표했다. 크로캅은 UFC에 새 반도핑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첫 선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떠안게 됐다. 크로캅은 이미 은퇴한 상태라 자격정지는 현역으로 돌아올 경우 복귀 시점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