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법정관리 위기 탈출 성동조선 11개월만에 선박 수주 기대감

중대형급 유조선 4척 계약 진행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문턱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성동조선해양이 이달 중 유럽 선사로부터 유조선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유조선 2척 수주 이후 무려 11개월 만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금난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뻔했던 성동조선으로서는 이번 수주가 단순히 일감확보 차원을 넘어 임직원들에게 재기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유럽 선주사가 성동조선에 중대형급 유조선 최대 4척을 발주하기로 하고 계약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형급 유조선은 척당 400억~700억원가량(클락슨리서치 조사)으로 그동안 성동조선이 한해 30척가량의 배를 인도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주가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성동조선이 지난해 자금난에 빠지며 올 들어 신규 수주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에 성공할 경우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평가다.

성동조선은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한때 법정관리까지 갈 위기에 처했지만 지난 9월 삼성중공업·수출입은행과 경영협력 협약을 맺으며 기사회생했다. 이를 계기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영업활동을 다시 본격화했으며 지난 추석 직전에는 임원들이 북유럽과 영국·그리스 등 유럽 선주를 직접 찾아 회사가 다시 안정적으로 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런 노력으로 이번 유조선 수주가 가시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렵게 얻은 수주기회인 만큼 회사 측은 선주사와 업계를 중심으로 수주설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이다. 성동조선의 한 관계자는 "선박 관련 논의를 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중대형선에 속하는 수에즈막스급 유조선과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성동조선은 한해 30여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으며 내년 말까지 일할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수은과의 경영협력으로 1차 고비를 넘겼다면 다음으로는 오는 2017년 이후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선주사로부터 신뢰를 다시 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내년부터 삼성중공업이 영업과 구매·생산 전반을 지원하는 만큼 새로운 수주기회를 얻고 원가절감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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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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