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지난 4월 선보인 '짜왕'(사진)은 국내 라면 시장에 프리미엄 짜장라면 열풍을 불러온 주역이다. 출시하자마자 흥행 돌풍을 이어가더니 부동의 라면 1위인 '신라면'에 이은 2위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짜왕의 인기에 경쟁사들도 속속 프리미엄 짜장라면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짜왕의 아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짜왕이 인기를 모은 비결은 굵고 탱탱한 면발과 진한 간짜장 소스에 있다. 농심 연구원들은 생면의 식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올해 초 출시한 '우육탕면'의 굵은 면발에 다시마 성분을 새로 넣었다.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도입해 면에 열이 전달되는 효율을 높이고 수분 침투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
굵으면서도 쉽게 불지 않는 짜왕의 면발은 이렇게 탄생했다. 다시마에 함유된 알긴산 성분 덕택에 짧은 시간에 조리가 가능하고 쫄깃한 식감까지 살려낸 것이다. 이로 인해 짜왕은 세간에서 중국 음식점에서 시켜먹는 짜장면보다 더 맛있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농심은 짜장면의 핵심인 소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농심은 '중국집 짜장면' 특유의 불맛을 구현하기 위해 전용 장비인 고온 쿠커를 개발했다. 이 장비에서 만들어지는 짜왕 소스는 대형 프라이팬에 센 불로 짜장을 볶을 때와 같은 맛을 낸다. 짜장소스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태운 프라이팬만 100개가 넘을 정도로 쉽지 않은 과정이 필요했다.
짜장소스와 별도로 제공되는 야채풍미유 역시 실제 중국음식점에서 기름에 야채를 볶을 때 나는 맛과 향을 최대한 살렸다. 건더기도 양배추, 감자, 양파 등을 풍부하게 넣어 기존 '짜파게티'와 차별화했다. 면발, 소스, 건더기 등 모든 것에서 일반 짜장라면과는 달라야 한다는 목표를 이룬 셈이다.
농심은 짜왕을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제품은 신라면, 짜파게띠, 너구리, 안성탕면 등 4종에 불과하다. 모두 1980년대에 출시된 제품이기에 짜왕이 갖는 의미는 특히 남다르다. 농심은 현재의 판매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짜왕이 약 30여년 만에 '1,000억원 클럽'에 추가로 가입하는 새 제품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은 정통 간짜장의 맛을 그대로 구현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제품"이라며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도 개시하는 등 연매출 1,0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