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이노, "크고 작은 기업 알아보고 있어" '공세 경영' 시동 건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사업 재편… 내년 M&A로 핵심사업 강화 나서

SK 디딤돌 프로그램
SK그룹 면접관들이 지난 4일 서울 광진구의 SK 아카디아에서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들을 면접하고 있다. 디딤돌 프로그램은 직무 교육과 인턴 근무, 정규직 채용 기회를 묶은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사진제공=SK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에게 지난해와 올해는 '극과 극'이었다. 지난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창사 37년 만에 첫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총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등 흉흉한 소식만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합작 공장 가동 등 다시 성장하는 기업 특유의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반전의 동력은 그동안 이어져온 위기 경영이다. 비핵심자산 매각 등 꾸준한 사업 재편이 올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내년에는 '공세 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정철길(사진) 사장은 최근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기업을 두루 알아보고 있다"며 인수합병(M&A)을 예고했다. 4ㆍ4분기에 접어들면서 전국 사업장을 돌아본 정 사장은 "올해 체력을 기른 만큼 내년에는 M&A를 통한 핵심사업 강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사업 재편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뛸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페루 가스수송 법인 지분을 매각해 2억5,100만달러(약 2,78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자회사인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 일본 다이요오일 지분 등 다른 비핵심자산도 잇따라 매각했다. 7월 석유화학 부문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사빅과의 합작사에 기술과 공장 자산 등을 넘기고 약 5,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18.5%에서 지난 3ㆍ4분기 87.6%로 낮아졌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7조8,542억원에서 4조3,39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말까지 목표로 한 부채 비율 100% 이하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저유가, 유가 급변동 속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기업을 목표로 부채 비율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도 개선됐다. 무디스 등 굵직한 평가기관들이 모두 올렸다. 이는 자금 조달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드는 실질적인 효과로도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앞으로 자원개발(E&P), 배터리 분야의 M&A를 단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오클라호마·텍사스의 셰일 광구를 인수한 데 이어 "북미 기반의 자원 개발 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혀왔다. 배터리의 경우 차세대 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M&A가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은 3년 내로 글로벌 30위권의 에너지 기업을 성장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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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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