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학연금도 기금고갈 대책없이 변죽만 울리나

사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학연금법 개정이 연내 추진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내년에 시행되는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되는 국공립학교 교직원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사학연금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중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사학연금법에 '공무원연금법 준용'이 명시돼 있는데다 교직 종사자 간 형평을 맞추는 차원이기 때문에 5월 통과된 공무원연금법과 내용은 '복사판'처럼 일치한다. 보험료를 월급의 7%에서 9%로 상향하고 받는 돈은 20년에 걸쳐 10.5% 감액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이 법안이 기금고갈 연도를 2032년에서 2042년으로 10년 정도 늦출 뿐 재정절감 효과가 미미해 원천적인 기금고갈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정안대로 사학연금공단과 정부의 부담률이 현행 5.3대3.7에서 4.2대2.8로 줄어들더라도 5년간 정부예산 절감액은 3,700억원에 불과할 정도다. 이마저도 현(現) 사학연금의 재정 추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초중고뿐 아니라 대학까지 존폐 위기에 처한 곳이 많아 교직원 퇴직이 일시에 급증할 가능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조차 보험료를 9%로 올리더라도 연금법 개정에서 목표로 한 소득대체율 51%보다 더 낮은 40.8% 가 돼야 적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판이다.

사학연금은 사용자가 정부인 공무원연금과 달리 적자가 나면 자력으로 메워야 하는 구조다. 이는 사학연금이 고갈되는 시점부터 후배 교원들의 부담이 급증한다는 의미다. 2001년부터 급여부족분(적자)을 보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과 마찬가지로 결국 사학연금도 기금 고갈 후에는 별다른 대책 없이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거나 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속 가능한 연금을 만들기 위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변죽만 울리면서 안이하게 혈세에 의존하려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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