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경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라는 양대 리스크에 시달리며 지난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5년 만에 중대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계 경제가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충격은 겪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하지만 주요2개국(G2) 리스크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복합충격을 줄 경우 신흥국이 금융위기 직전에 몰리면서 글로벌 경제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세계 경제, 구원투수가 안 보인다=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7월의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IMF는 내년 전망치도 3.8%에서 3.6%로 내렸다. 더 큰 문제는 과거 위기탈출의 일등공신이었던 G2가 지금은 세계 경제의 부담요인으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는 각각 연준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막대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겨우 진화됐다.
하지만 연준은 미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자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세계 경제의 견인차였던 중국도 위기의 진앙지로 떠올랐다. 1일 중국국가통계국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9.9와 전달의 49.8을 모두 밑도는 것으로 2012년 8월(49.2)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 경제가 올해 6.8%, 내년 6.5%, 내후년 6.2%로 갈수록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둔화에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원자재 가격의 슈퍼사이클 종료 등으로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확률이 절반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너무 미약한 낙관론…신흥국에는 퍼펙트스톰 경고도=물론 내년에 부정적인 요인만 대기 중인 것은 아니다. 우선 유로존이 디플레이션 탈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복합 PMI 예비치는 54.4로 2011년 5월 이후 5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고 연준도 강달러 역풍을 우려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신흥국 경기가 원자재 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유럽·일본도 양적완화 등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며 글로벌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할 게 확실하다.
하지만 이는 연준 긴축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9년 만에 '대분기(great divergence)'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미 이상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지난달에만 3.6% 하락했고 통화가치도 하락 추세다. 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만기 도래한 채권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낸 신흥국 기업은 지난해보다 40%나 급증했다. 회사채 부도율은 3.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 비금융기업 채무는 올 1·4분기 말 23조7,000억달러로 GDP의 89%에 이른다. 지난 5년간 증가한 부채는 13조달러로 이전 10년간 증가분의 5배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 등의 저금리 잔치를 만끽하다가 본격적으로 역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시장의 신용경색 위기가 일촉즉발인 상황으로 각국의 경기부양 노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세계 경제, 구원투수가 안 보인다=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7월의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IMF는 내년 전망치도 3.8%에서 3.6%로 내렸다. 더 큰 문제는 과거 위기탈출의 일등공신이었던 G2가 지금은 세계 경제의 부담요인으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는 각각 연준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막대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겨우 진화됐다.
하지만 연준은 미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자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세계 경제의 견인차였던 중국도 위기의 진앙지로 떠올랐다. 1일 중국국가통계국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9.9와 전달의 49.8을 모두 밑도는 것으로 2012년 8월(49.2)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 경제가 올해 6.8%, 내년 6.5%, 내후년 6.2%로 갈수록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둔화에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원자재 가격의 슈퍼사이클 종료 등으로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확률이 절반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너무 미약한 낙관론…신흥국에는 퍼펙트스톰 경고도=물론 내년에 부정적인 요인만 대기 중인 것은 아니다. 우선 유로존이 디플레이션 탈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복합 PMI 예비치는 54.4로 2011년 5월 이후 5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고 연준도 강달러 역풍을 우려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신흥국 경기가 원자재 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유럽·일본도 양적완화 등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며 글로벌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할 게 확실하다.
하지만 이는 연준 긴축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9년 만에 '대분기(great divergence)'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미 이상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지난달에만 3.6% 하락했고 통화가치도 하락 추세다. 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만기 도래한 채권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낸 신흥국 기업은 지난해보다 40%나 급증했다. 회사채 부도율은 3.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 비금융기업 채무는 올 1·4분기 말 23조7,000억달러로 GDP의 89%에 이른다. 지난 5년간 증가한 부채는 13조달러로 이전 10년간 증가분의 5배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 등의 저금리 잔치를 만끽하다가 본격적으로 역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시장의 신용경색 위기가 일촉즉발인 상황으로 각국의 경기부양 노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