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 '대우' 이름 놓고 소송전으로 비화하나

포스코-대우인터 "법적 문제 없다" 결론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에 '대우(DAEWOO)'라는 이름을 사용해도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르면 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대우자동차 브랜드 사용권을 가진 한국GM 측이 '대우' 이름 사용은 위법행위라고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소송전으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에 '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단순히 이름 사용을 강행하는 것이 아닌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검토를 마쳤다. 지난 2월 대우인터내셔널 측이 한국GM에 '대우' 브랜드 사용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후 한국GM 측 거부로 무산되면서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법무팀은 '대우' 브랜드 사용과 관련한 법적 검토를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GM 측이 2002년 맺은 상표권 계약에 따라 대우 상표 독점 사용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계약서상 사용권을 돌려받는다는 조항이 있어 신중히 법률 자문을 마친 끝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는 '대우' 이름을 달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우'라는 이름에 집착하는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의 강력한 요구 탓이다. 과거부터 사우디 현지에서 대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사업 성공을 위해 '대우차'라는 타이틀은 놓칠 수 없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우디 국부펀드와 함께 자동차 회사를 만드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PIF가 신설하는 국영 자동차회사 지분 15%를 600억원에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김영상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사우디를 택할 만큼 큰 애정을 쏟고 있다. 사우디 국민차 사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여온 프로젝트다.

포스코 역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 매출을 늘릴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이 밖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대우인터내셔널은 물론 공장 건설을 맡은 포스코건설 등 포스코그룹 전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국GM은 여전히 브랜드 독점 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할 경우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의 첫 단추가 '소송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유려가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대우 독점 사용권을 갖고 있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사용권을 지키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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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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