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우조선 노조 "파업 자제·임금 동결"

마라톤 회의 끝 채권단 요구 수용… 자구계획 동의서 제출키로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채권단 요구를 받아들여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을 동결하고 파업을 자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나 채권단으로부터 이달 중 4조원대 긴급자금을 수혈 받고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대우조선 노조는 26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채권단 요구사항을 수용하기로 했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긴급 발표문을 통해 "노조 간부와 조합원의 의견, 안팎의 조건 등을 검토해 심사숙고한 끝에 채권단에 자구계획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어 "조합원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7,000여 조합원과 5만여 전체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현장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임금인상과 최고의 무기인 파업권을 내려놓으면서라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회생을 위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며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노조가 막판에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한 것도 앞선 약속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다. 임금동결의 경우 이미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결정된 사항이고 파업 자제 역시 지금까지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지 않았던 점에서 볼 때 합리적인 요구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노조의 동의서가 법적 효력은 없으며 현 위원장이 밝혔듯 생산직의 구조조정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현장 조합원에 대한 인력감축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노조가 맞설 여지는 남아 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이미 임원과 부장급에 대한 인력쇄신, 비핵심 계열사 자산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실행 중인 점을 고려해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하는 대로 노사의 자구노력으로 인정하고 본격적으로 지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우선 금융위원회에 해당 내용을 보고하고 자체 이사회가 소집되면 서면 동의 형태로 의결을 거쳐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

대우조선은 자체 능력으로는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인건비·자재비 등을 감당할 수 없는 가운데 채권단 추가 지원이 결정됨에 따라 회사 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채권단은 23일 4조원 규모 대우조선 지원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대책회의(서별관회의)에서 '자구계획 마련과 노조 동의서 제출이 먼저'라며 제동을 걸며 보류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3일 노조를 만나 26일까지 동의서 제출을 요구했다.

한편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23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현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를 찾아가 현재 회사의 위기상황과 채권단 추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협조를 당부했다.

/김보리·임진혁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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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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