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투자기법으로 떠오르는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를 이용한 주식 부정거래 행위가 처음으로 한국거래소에 적발됐다. 증권가에서는 '주식 고수'의 매매를 실시간으로 따라 투자한다는 STS의 특성 때문에 주가조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STS로 투자자를 유인해 다수 종목의 주가를 띄워 부당이득을 취한 사례(위계에 의한 부정거래)를 적발하고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ST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연계한 것이다. 주식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고수들이 자신들의 계좌를 공개하면 일반 투자자들이 그들의 매매 패턴을 따라 주식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STS에 공개하는 계좌와 비공개 계좌를 분리해두고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내는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STS에 공개하지 않는 계좌를 이용해 특정 종목을 매수한 뒤 이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면 공개 계좌를 통해 해당 종목을 매수한다. 이 고수를 추종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더 오르면 비공개 계좌에서 이를 매도해 차익을 내는 식이다.
현재 대표적인 STS는 카카오톡으로 제공되는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for Kakao'다. 8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실제 주식 거래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내 순위를 매기는 랭킹시스템 등을 제공해 이용자들이 따라 하기 투자를 보다 쉽게 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NH투자 등 총 8개 증권사와 연계해 실제 주식 매매도 가능하게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출시 초기에는 일 평균 이용자 수와 월 거래대금이 각각 7만명, 12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각각 17만명과 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위버플의 '스넥(SNEK)'은 가입자들이 일정 금액을 내고 주식 고수를 친구로 등록하면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받아보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프리카TV는 소셜트레이딩 방식으로 해외 선물에 투자하는 '프리캡(FreeCap)'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제공하고 있다.
STS는 최근 확산 추세이며 일각에서 새로운 핀테크로 소개되고 있다. 지난 9월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소셜트레이딩 기법을 활용한 모바일 자산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셜트레이딩 기법은 전문 투자자의 주식 투자 과정을 커뮤니티 회원들이 그대로 따라 매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로 삼성증권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현재의 프리캡 서비스에 투자자가 고수의 거래 내용을 실시간으로 수신하는 즉시 자동으로 모방거래가 이뤄지는 '카피 트레이딩' 방식을 추가해 내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STS는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STS를 통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별도의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불공정거래 행위는 아직 카페 게시판, 폐쇄형 SNS 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STS 거래 규모가 점차 불어나고 작전세력의 실질적인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보다 감시 체계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확산 속도가 빠르고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STS에서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더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면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며 "STS가 좀 더 활성화하기 전 제도적 보완으로 주가조작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박민주기자 yeon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