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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재계 조문 행렬… 박용만 "선 굵은 결정으로 경제 도움 주신 분"

이재용·구본무·현정은 등 총수들 추모 발길 잇달아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는 재계인사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재계인사들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행렬에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수장들의 발걸음이 연달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김 전 대통령의 영정에 헌화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빈소를 향하기 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타운'에도 조기(弔旗)를 걸었다.

이 부회장에 앞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역시 빈소에 들러 조문을 마쳤다. 구 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민정치 시대를 열어 우리나라 정치와 사회 전반의 발전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구 부회장은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뵌 적은 없다"면서도 "중학교 동문이고 내가 국민학교 때부터 국회의원이셨다"며 접점을 찾았다.

이 밖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재계인사들의 조문행렬은 의미가 남다르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시절, 재계와 긴장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문민정부의 개혁작업이 군사정권 시절 형성된 정경유착으로 향하면서 대기업 총수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법정에 올라야 했다. 이건희 회장도 서울지법에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대그룹 역시 세무조사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정치보복'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자서전에 그의 1992년 대선 출마 때문에 빚어진 정치폭력이라는 평가까지 남겼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을 향한 재계의 시선은 20년 전과 사뭇 달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장례식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굵은 결정을 많이 하셨고 금융실명제도 하셨는데 이런 게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본다"는 견해를 보였다. 22년 전 금융실명제를 포함한 일련의 경제개혁 과정에서 문민정부와 재계가 부딪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도 이날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였고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했다"는 논평을 내며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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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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