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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마션'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과학자 마크 와트니의 생존기가 그려진다. 그는 기필코 '생환'하겠다는 일념으로 화성의 흙을 퍼다가 감자를 길러 식량으로 삼고 자신을 화성 밖으로 데려다줄 우주선을 찾아 '화성 횡단'을 감행한다.
모래와 협곡으로 가득한 '붉은 행성' 화성은 대기의 95%가 이산화탄소여서 인간이 살기 불가능한 환경이지만 최근 '소금물 개천'이 흐르는 것으로 밝혀져 인류의 가슴을 더 뛰게 만들었다. 실감 나는 영화와 달리 아직 인류의 '유인' 화성 탐사는 시작되지 못했다. 무인 탐사기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착륙해 연구활동을 한 적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화성 땅에 발 디디려는 인류의 염원은 이르면 20년여 후에 실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30년 중반까지 유인 화성 탐사를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NASA의 탐사 목표는 'We go, we land, we live(화성에 도달해 착륙하고 생활한다)'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유인 탐사에 필요한 탐사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짜놓았다. 식량과 산소·장비 등을 실은 화물을 약 2~3년에 걸쳐 화성 궤도에 올려놓는다. 탐사용 거주 모듈을 달과 지구·태양의 중력이 서로 비기는 DRO(Distant Retrogade Orbit·달 상공 6만1,500㎞)로 보내고 모듈로 화성 임무를 수행할 연구자가 들어간 뒤 이를 6~9개월의 시간 동안 화성 궤도로 보낸다. 미리 보내놓은 화물과 함께 화성에 착륙한 연구자는 최장 500일을 활동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단장은 "미국은 지구 근처, 지구·달 사이 우주공간, 화성 근처로 권역을 정해 각 단계에 맞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NASA는 올해 12월5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NASA 휴먼 어드벤처전'을 통해 지금까지 우주 탐사에 쓰인 우주선과 장비 등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마션에서 주인공의 화성 탈출에 쓰인 '아폴로 캡슐'을 직접 볼 수 있다.
미국을 바짝 쫓는 것이 러시아다. 러시아는 최근 사람 대신 화성 유인 탐사선에 태울 원숭이 네 마리를 선발해 훈련 중이다. 중국은 화성 탐사의 중간지점 격으로 2020년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화성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생존하는 훈련도 계속되고 있다. NASA는 지난 8월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인근 황야에서 참가자 6명을 지름 11m, 높이 6m의 돔 안에 모아놓고 산소와 음식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존하도록 하는 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8개월 동안 자원 부족과 인간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법을 터득할 예정이다. 또 네덜란드의 비영리단체인 마스원(Mars One)은 2026년 이후 남녀 두 명씩 총 네 명을 2년마다 6차례에 걸쳐 화성에 '영구 이주'시키겠다고 밝혔고 140개 나라에서 20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유인 화성탐사에 필요한 기술 분야
△고효율의 우주공간 수송 시스템
△광학을 이용한 우주 통신 및 정밀 항행
△생명 유지·화성에서의 자원 생산 능력
△수십톤의 탑재체 화성 진입, 하강 및 안전한 착륙
△승무원의 활동을 보조하는 인간형 로봇·자동화된 로버 기술
△전력 생산 및 대용량 전기저장장치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국 NASA의 화성 탐사 일지
△2001년 마스 오디세이(Odyssey) 화성 표면·방사능 환경 첫 관측
△2003년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 착륙 탐사 성공
△2005년 우주선 '마스 르네상스 오비터(Orbiter)' 화성 기후 관측
△2011년 두 번째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발사
△2013년 탐사선 '메이븐(MAVEN)' 지구인 거주 가능성 탐색 시작
△2035년(?) 최초 화성 유인탐사 성공 가능성 주목
자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화성 탐사를 주제로 한 할리우드 영화 '마션'의 한 장면. /사진제공=20세기폭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오는 12월부터 한국에서 최초로 우주 탐사에 쓰였던 우주선과 장비 등을 소개하는 'NASA 휴먼 어드벤처전'을 갖는다. 앞으로 전시될 아폴로 캡슐. /사진제공=스테이지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