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3분기 성장률 1.2%, 불씨 더 살려가라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2010년 2·4분기의 1.7%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이로써 지난해 1·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0%대의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했다. 서서히 꺼져가던 성장의 불씨를 되살리는 희소식이다. 성장률이 회복된 것은 메르스 사태로 소비가 주저앉은 데 따른 기저효과 덕분도 있지만 아무래도 정부가 쉴 틈 없이 몰아친 소비진작책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회성의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추가경정예산 집행, 8월14일 임시공휴일 지정, 개별소비세 인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을 계속 밀어붙여 나름대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부문별로 봐도 민간소비가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살아나 전기 대비 1.1% 증가한 게 컸다.

문제는 4·4분기 이후다. 경기 흐름이 추세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작아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당장 정부에서 쥐어짜낸 소비가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 이번 3·4분기 성장률에서도 확인했듯이 과거 성장률에 큰 도움을 주던 수출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는 -0.7%로 지난해 3·4분기부터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성장 엔진을 다시 작동시키려면 결국 수출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을 늘리는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국회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FTA가 올해 안에 발효되지 않을 경우 하루 40억원, 1년간 1조5,000억원의 수출이 묶인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관세철폐에 따른 혜택 외에 무역기술 장벽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 교역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과 함께 성장의 다른 한 축인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이제 기업이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이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간소비를 이끌어냈다. 반면 내수 활성화에 중요한 기업 투자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0대그룹은 135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지만 상반기 집행한 금액은 61조1,000억원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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