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5회 달팽이마라톤] "오솔길 따라 굽이굽이 가을이… 몸도 마음도 단풍으로 물들었죠"

불암산 코스에 시민 500명 참가

'제5회 달팽이 마라톤'
24일 오전 '제5회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500여명의 시민들이 가을 옷을 입은 노원구 상계동의 불암산 코스를 걷기 위해 손을 흔들며 출발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단풍
'붉게 물들어가는 잎을 배경으로'
달팽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한 가족이 단풍이 절정을 향해가는 가을 경치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송은석기자
제5회 달팽이 마라톤 축하 공연3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대회를 완주한 시민들이 서울시 거리공연예술가로 선정된 인디밴드 '제리밴드'의 축하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몸과 마음이 단풍으로 물들어 버렸어요. 내장산 단풍이 부럽지 않네요."

지난 24일 오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솔길로 유명한 서울둘레길 불암산 코스. 알록달록한 등산복 차림의 시민들 수백명은 코스를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간밤에 비가 내려 희뿌연 안개처럼 도심을 짓누르던 미세먼지가 깨끗이 사라지면서 청명한 날씨가 펼쳐지자 하나 둘 물들이 시작한 단풍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와서다. 장승월(56)씨는 "새벽에 비가 와 참가를 망설였는데 막상 와서 코스를 걸어보니 너무 깨끗하고 상쾌하다"며 "단풍을 즐기기에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장씨는 "비 때문에 참가를 안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고 말했다.

장씨 등 시민 500여명은 이날 서울경제와 노원구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5회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가해 절정에 이른 가을 단풍의 참맛을 한껏 느꼈다. 특히 불암산 코스는 좁은 오솔길이 이어져 있어 시골 길을 걷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체장애로 걸음이 불편한 황영수(35·중랑구 월곡동)씨가 3.3km에 달하는 코스를 완주해 주위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황씨를 안내하며 함께 걸은 사회복지사 이상윤(41)씨는 "(황씨가) 걸음이 불편해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지만, 달팽이 마라톤 코스는 험하지 않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 도중에 만난 '깔딱고개'에서는 포기할까도 고민했다는 황씨가 이씨가 손을 꼭 잡고 이끌어줘 결국 완주하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이 씨는 "(황씨에게는) 생각보다 험한 코스였지만, 완주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황씨가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다음에도 꼭 참여하겠다고 한다"며 "내년에도 황씨와 함께 계속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과 대학생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전 코스에서 참가자들의 길 안내를 도왔다. 자원봉사자 현용운(56)씨는 "날씨 좋고 단풍이 예쁘게 물든 날 참가자들이 완주할 수 있게 도와주니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완주자를 위한 문화공연과 경품추첨 행사도 풍성하게 열렸다. 상계동 동막골 족구장에서 열린 문화공연에서는 서울시 거리예술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혼성6인조 밴드인 제리밴드가 가수 이문세의 '붉은노을' 등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SPC그룹이 단팥빵을, 남양유업이 팩 우유를 제공해 참가자들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올해 마지막으로 치뤄진 이날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는 안철수,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불암산코스는 서울 둘레길 8개 코스 중 가장 멋있기 때문에 제1코스로 선정된 것"이라며 "서울경제와 노원구가 함께 달팽이 마라톤 행사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병을 지역구로 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제가 마련한 국회 토론회의 지각까지 감수하며 참석했다"고 밝혀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불암산 코스에서 열린 제5회 달팽이 마라톤 행사는 올해 마지막 행사로, 제 6회 행사는 내년 3월 서울 도봉구 코스에서 열린다. 서울둘레길 157km 가운데 매달 최적의 코스를 엄선해 시민들과 걷는 달팽이 마라톤 행사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참가자들이 늘어나 올해 누적 참가자가 6,000여명에 달했다.

/양사록·정혜진기자 sa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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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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