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위기의 제조업, 신사업에 길 있다] 기업 미래 책임질 대표 제품은

LG화학 태양전지용 나노소재서 금맥캐기


"세상에 없는 소재를 만들 겁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월 이렇게 약속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이 짜여 있어 중국 업체의 추격에 허덕이고 있는 다른 국내 화학 기업들과 달리 LG화학은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신소재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LG화학은 현재 시장 성장이 빠른 '성장소재' 분야에서 오는 2018년까지 12조원, '미래소재' 분야에서 2025년까지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소재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소재로 태양전지용 나노소재 등이 꼽힌다.

소재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멀리는 청동기·철기 같은 소재가 인류의 삶을 바꿨고 현대에 들어서는 플라스틱·나일론 같은 소재가 그랬다.

코오롱·효성 등이 신소재 개발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최초로 나일론을 도입·생산한 코오롱은 탄소섬유 복합소재인 '컴포지트'로 세계시장을 노리고 있다. 탄소섬유가 함유돼 강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하면서도 중량은 4분의1에 불과해 자동차·항공기·우주선 등의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은 컴포지트를 내년께부터 양산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효성 역시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을 내세우고 있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 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콘셉트카에 탄소섬유소재를 제공하는 등 꾸준히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효성은 탄섬과 함께 슈퍼플라스틱이나 슈퍼섬유의 특성을 갖춘 '폴리케톤'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다. 연말까지 폴리케톤 공장이 완공되면 세계시장 공략도 본격화된다.

이 밖에 한화그룹은 태양광 시장 1위(셀 생산량 기준)라는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고효율 '퀀텀 셀' 기술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GS그룹은 GS칼텍스를 통해 탄소섬유, 친환경 바이오연료의 시험생산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 역시 고강도 강판과 자동차·선박 등 맞춤형 소재, 가벼운 마그네슘 판재 등 신소재 개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LG화학은 2018년까지 R&D 투자를 50% 늘릴 계획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2017년 8월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그룹 차원의 R&D센터인 '미래기술원'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내의 연구소를 통합해 미래성장을 책임지도록 한다는 의미다.

지난 10년 동안 폴리케톤 개발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꾸준한 R&D를 이어 온 효성은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생산 규모를 연 30만~4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앞선 준비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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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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