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주주의결권 강화" 대기업 동참 이어질 듯

■ 한전 '주총 전자투표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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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한국전력의 전자투표제도 도입은 기업들에 또 다른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전력이 전자투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주주 의결권 강화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자적 방식의 의결권 행사에 따른 주주 편의 제고 및 주주총회 의사정족수 확보 지원을 위해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총 452개사다. 이중 유가증권 상장사는 146개사, 코스닥은 269개사다. 비상장사는 37개 기업이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79곳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대해 정부가 오는 2017년 말까지 '섀도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행사)' 폐지를 유예해주면서 지난해 큰폭으로 늘어났다. 섀도보팅은 주권발행회사의 요청에 따라 예탁원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의결권 행사 주식의 찬성반대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주주권리 보호를 위해 올해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려고 했지만 상장사들의 준비가 부족해 전자투표제도 도입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경우 총 766사 중 전자투표를 도입한 곳은 146사(19%)에 불과하다. 총 1,112 상장사 중 269사(24%)가 이 제도를 도입한 코스닥 기업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주주의 의결권 강화나 편의 목적보다는 섀도보팅을 이용하기 위해 도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 총 358사에서 382건의 안건이 전자투표를 통해 처리됐지만 이중 93%(354건)는 섀도보팅 이용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의 전자투표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기업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주주들의 이용도 미미하다. 전자투표 행사율은 주식 수 기준 1.76%, 주주 수 기준으로는 0.26%에 그쳤다.

박임출 예탁결제원 예탁결제본부장은 "의결권 행사 및 전자투표에 대한 주주의 낮은 관심으로 전반적인 참여율이 저조하고 기업 역시 대부분 섀도보팅 이용 목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전자투표의 활용이 주주는 물론 발행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시가총액 3위 기업인 한전의 전자투표 도입 결정은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2011년 제도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 주주들의 권리보호와 투명 경영을 이끌 전자투표제도의 도입 필요성은 크지만 새로 시행되는 제도인 까닭에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도입 초기 중소기업 위주로만 도입을 하다 보니 대기업 스스로 먼저 나서서 도입하기 부담스러워 했다"면서 "하지만 한국전력이 물꼬를 트면서 지방이전 공기업은 물론 과거 도입을 검토했던 삼성전자 등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들이 속속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면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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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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