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관심 커지는 물류센터 괜찮은 매물은 동났다

국내외서 투자자 몰리는데 3분기 단 한건도 거래못해



#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곤지암YK038물류센터'와 안성시 일죽면 '안성울트라물류센터' 입찰을 실시했다. 이들 물류센터는 지은 지 10년 이상 된 물건이고 규모 역시 크지 않은 이른바 '비우량 물건'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기관투자가는 "리모델링 비용 등을 감안해 약 500억원에 매입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도자 측에서 물건가치보다 더 높은 값에 팔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질 물건이 없다'…3·4분기 물류센터 거래 '제로'=이 같은 사례는 현재 물류 부동산 투자시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물류센터는 초창기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했으나 올해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주요 매입 대상 중 하나로 부상했다.

실제 올 상반기 거래가 완료된 주요 물류센터의 매수자는 대부분 국내 기관이다. CBRE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분기까지 거래가 끝난 물류센터는 총 6개. 이 중 메이플트리가 매입한 '다코넷' 물류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5개를 국내 기관이 사들였다.

이런 가운데 3·4분기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래가 뚝 끊겨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못했다. 백영기 CBRE 상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물류센터를 찾는 기관들은 많은데 양질의 물건이 동나서 현실적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물이 없다 보니 의외의 물건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평택 합정동 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대상 물건은 냉동창고이기 때문에 용도가 제한적이라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점을 우려해 도이치는 오피스빌딩인 'SK순화빌딩'과 '알파빌딩'에 묶어 포트폴리오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포트폴리오 매각을 통해 시장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꼈다"며 "오피스는 더 이상 비싼 가격에 사려고 하지 않지만 물류센터의 경우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6% 후반대의 수익률을 보고도 매수하려는 매수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발·선매각으로 관심 돌리는 외국계 기관들=양질의 물류센터 물건이 자취를 감추다 보니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기존 물건 매입 대신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백 상무는 "외국계를 중심으로 최근 들어 해당 지역의 성장 가능성과 입지를 우선적으로 보고 개발이나 선매각 건을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물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총 11건의 물류센터에 투자한 정재훈 메이플트리 대표는 "물류센터를 오피스와 쇼핑몰 등 주력 부동산 상품의 대체상품으로 보는 것은 다소 위험부담이 있다"며 "물류센터의 임대료는 경기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단기간(5~7년)에 재매각 차익을 기대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투자 수익률

(단위 : %)

△2014 1분기 : 9.07

△2014 2분기 : 8.75

△2015 1분기 : 8.72

△2015 2분기 : 7.76

자료 : CBRE

◇올해 거래 완료된 물류센터

(자료=물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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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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