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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바이오 3대축 재편에 최대 7000여명 대규모 이사까지
경영계획 마무리도 앞둬 '뒤숭숭'
'이재용식 인사' 조만간 밑그림
일부 계열사 세대교체 시작 속 주요 임원 옥석가리기도 병행
삼성에 긴장의 시간이 돌아왔다. 남은 화학계열사를 전격적으로 롯데그룹에 넘기기로 한데다 조만간 사옥이전안이 확정, 발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도 연쇄적으로 이뤄진다. 계열사 희망퇴직과 함께 임원들도 이달 중순부터 떠나는 사람의 윤곽이 나온다. 전자와 금융·바이오를 3대 축으로 해 그룹이 재편되고 내년도 경영계획을 완성하는 과정도 남아 있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삼성에 따르면 이달 중하순부터 서울 우면동 삼성 연구개발(R&D)센터에 삼성전자 연구인력 입주가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많게는 7,000여명이 이동하는 대규모 이사다.
이와 맞물려 삼성물산 등의 사옥이전 및 입주방안이 곧 발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초순께 사옥이전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화학계열사 '빅딜'이 최근 발표됐고 삼성생명 본관 건물 매각이 순조롭지 않아 예상된 시나리오가 바뀌거나 일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 본관은 매각안이 아직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아 연내 매각이 쉽지 않다. 삼성물산 일부 사업부가 입주하려던 삼성엔지니어링 서울 상일동 사옥도 엔지니어링의 자본잠식에 사옥을 매각하기로 해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다. 삼성 측은 이와 관련해 "결정되는 대로 직원들에게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계열사는 세대교체를 위한 대표이사 인사가 시작된 가운데 주요 임원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일부 임원은 연말 인사 때 퇴임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이달 중순부터 인사의 전반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계열사 일부 임원은 연말 인사에서 나가는 것으로 이미 정해졌다"고 했다.
이번 인사는 대규모로 이뤄진다는 게 내부 정설이다. 삼성은 만 60세와 사장 재임 5년이 지나면 부회장으로 승진하거나 후선으로 가야 한다. 지난 2009년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는데 지난해 특수요인(이건희 회장 와병)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출생연도로만 본다면 1952년생인 최외홍 그룹스포츠업무총괄 사장을 시작으로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과 박상진 대외협력담당이 1953년생이고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과 김석 삼성사회공헌위원이 1954년생이다. 부회장단의 경우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1951년생이고 권오현 부회장은 1952년, 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장은 1954년이다.
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렵고 중국 업체의 추격속도도 빨라져 승진인사 또한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3·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에 그쳤다. IM 분야에서 승진인사 축소와 물갈이 인사가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빅딜로 추가로 계열사에 나갈 수 있는 임원 숫자도 줄어들게 됐다. 삼성정밀화학만 해도 임원 16명 가운데 7명은 계열사 출신이다.
비용절감 압박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룹 미래전략실마저 내년도 예산이 동결 내지 감축으로 짜일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별로도 많게는 30% 안팎 수준에서 비용을 줄이고 있고 삼성전자는 지원인력, 전자계열사는 승진누락자·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도 합병에 따른 중복인력이 많아 당분간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말은 빅딜에 사업재편, 희망퇴직에 인사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방식에 적응하는 기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