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IS, 유력 배후… 시리아 본거지 공격에 최악 테러"

"서방 연합군·러시아 공세 강화에 쿠르드인 노린 2차례 테러 감행"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10일 오전10시께(현지시각)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계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 극좌 테러조직 등이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3주 뒤 총선을 앞둔 터키 정국은 깊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앙카라 기차역 광장 앞에서 벌어진 친쿠르드계 단체의 평화촉구 시위 현장에서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95명이 숨지고 246명이 다쳤다. 테러범의 정체나 의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는 이날 긴급 안보회의 후 이번 테러는 자폭테러범이 감행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IS와 쿠르드계 PKK, 극좌 성향의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우선 유력시되는 배후세력은 IS다. 블룸버그는 이번 테러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와 연관이 있다며 최근 서방 연합군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는 IS가 시리아 내 본거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쿠르드 세력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테러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앙카라의 경제정책연구재단에서 쿠르드족을 연구하고 있는 니핫 알리 오즈칸도 "다에시(Daesh·IS의 타칭)가 앙카라에 있는 PKK를 공격했다"며 "이번 테러는 PKK가 미국과 손잡고 IS의 수도인 시리아 라카를 공격하려는 시점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터키가 PKK와 IS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이번 테러는 많은 쿠르드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 사실이다. 테러 당시 앙카라 기차역에서는 쿠르드계 터키 야당인 인민민주당(HDP)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쿠르드인들이 대거 몰렸다. 자살폭탄 테러 방식도 지난 7월20일 수룩에서 IS 조직원으로 알려진 터키인이 저지른 방식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PKK 배후설도 제기된다. HDP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시위대는 PKK와 터키 정부가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의 평화 관계를 원하지 않는 PKK 내 강경파가 이번 테러를 자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PKK 내 일부 강경파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위해 터키와 무장항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1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민족주의를 자극해 정권을 잡으려는 정부와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테러를 일으켰다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AKP는 6월7일 총선에서 쿠르드계 정당인 HDP가 득세하며 의석을 확대하자 HDP가 PKK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줄곧 비난해왔다. 다만 터키 정계의 한 소식통은 "정부가 다음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PKK 내부의 노선 충돌 등의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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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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