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고성능 통합 반도체칩 개발] 반도체시장 판도 뒤흔드는 한국

삼성, 인텔 턱밑까지 추격… SK하이닉스, 글로벌 톱5 진입



최근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걷는 와중에도 삼성전자가 올 한 해 동안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 업계 1위인 인텔을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초로 업계 5위권에 진입했다.

인텔과 퀄컴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올해 매출이 역성장한 가운데 한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내년 이후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대망의 글로벌 반도체 1위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관건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인데, 고부가가치 반도체와 비메모리 시장에서의 확장 속도가 워낙 가팔라 이변이 없는 한 1위 등극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2일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인 IC인사이트가 발표한 월례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416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22년 연속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시스템반도체와 마이크로프로세서칩 등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378억달러)보다 매출을 10% 끌어올리면서 성장률 측면에서도 매출 톱5 업체 중 1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초로 48단 V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는가 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4㎚(1㎚=10억분의1m) 핀펫 공정을 시작하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신바람을 냈다. 169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전년(163억달러) 대비 4%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퀄컴과 마이크론을 제치고 업계 4위로 도약했다. IC인사이트가 집계하는 업계 순위에서 SK하이닉스가 5위권에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넘게 빠진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끊임없는 공정 효율화 작업을 통해 낭비요인을 개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48단 V낸드 메모리에 대한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해 삼성전자를 추격할 계획이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어려운 시장 여건에서도 선방한 반면 해외 경쟁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인텔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503억달러로 전년 대비 2% 줄어들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87억달러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양사의 매출액 차이는 136억달러에 달했다.

이와 더불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로 꼽히던 퀄컴 역시 올해 매출이 156억달러에 그쳐 같은 기간 -19%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환율 효과를 반영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 보고서는 올해 원화가 지난해보다 달러 대비 7%가량 평가절하된 것으로 산정하면서 만약 올해 환율이 지난해와 같았다면 삼성전자의 매출이 448억달러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인텔의 매출 차이는 60억달러 이내로 좁혀진다. 이런 계산법을 바탕으로 하면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역시 182억달러까지 뛰어오른다.

물론 올해와 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유리한 점도 있다. 반도체는 주로 달러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할수록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3·4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부품 분야에서 환율 효과가 8,000억원가량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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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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