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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추격·경영환경 급변에 3세·4세들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50대 초반 사장으로 인재풀 강화… 새 돌파구 위한 경영진 교체 많아
지난 1일 있었던 삼성그룹 사장단과 GS그룹, 그리고 하루 뒤인 2일 단행된 코오롱그룹 인사의 공통분모는 세대교체였다. 오너가를 비롯해 전문 경영인도 50세 초반 인사가 포진할 정도로 젊어지고 있다. 앞서 인사를 마친 LG와 현대중공업도 인사의 주요 특징은 세대교체다.
물론 세대교체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매년, 그리고 임원진 구성에 따라 정기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오너가와 함께 전문 경영인 모두 세대교체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모든 그룹에 걸쳐 세대교체가 일종의 트렌드다.
왜 세대교체가 화두가 됐을까.
재계의 고위관계자는 2일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신사업을 해야 하는 필요성과 실적이 좋지 않은 부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의미가 있다"며 "중국과 미국·일본 기업에 치이는 현실에서 기존 인력은 다소 무거운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나 핀테크 같은 새로운 사업이 쏟아져 나오고 융합에 대세인 상황에서 조직에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며 "오너가의 세대교체는 어려운 상황에서 더 열심히 뛰면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있었던 주요 기업의 세대교체 면면을 보면 이 같은 부문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오너 일가의 세대교체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감소와 신사업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3세·4세가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코오롱은 2일 인사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1)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장이 상무보에 올라 처음으로 임원진이 돼 4세 시대를 열었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태원 두산건설 부사장 등 이미 총수 일가 4세들이 경영의 중추를 맡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까지 ㈜두산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되며 4세들의 시대가 한층 뚜렷해진 모양새다.
업황이 최악인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가 지난달 말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업무도 기존에 기획과 재무에서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의 총괄 부문장도 새로 맡았다.
GS그룹도 4세 경영인들이 1일 인사에서 대거 승진했다.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허창수 회장의 조카인 허준홍 GS칼텍스 상무가 전무로, 허서홍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또 허승조(65) 부회장 대신 허연수(54) 사장이 GS리테일 새 대표이사직에 오르면서 GS그룹은 2세 경영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경영진 교체도 적지 않다. 젊은 사장을 늘려 인재풀을 강화하면서 차세대 신성장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LG그룹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과 김대훈 LG CNS 사장이 6년 만에 물러나고 권영수 부회장과 김영섭 사장이 각각 승진해 이들의 자리를 이었다. 발탁 인사를 포함해 새로운 사장이 8명이나 등장했다.
삼성은 차세대 주자를 키우기 위한 인사를 했다. 특히 고동진 부사장을 승진시켜 무선사업부장을 맡기고 윤부근 대표가 겸임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도 분리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경기 침체와 후발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재계 전체적으로 세대교체가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김영필·유주희·임진혁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