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국인 5개월 만에 '바이코리아'

원화강세로 매력 커져


최근 몇 달 동안 '셀코리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1조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투자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인상 이슈가 남아 있는데다 환율 역시 언제 약세로 돌아설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자금유입이 견고히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9,988억원을 순매수해 1조원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조49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시작된 순매도 기조가 7월(-1조7,911억원), 8월(-4조1,092억원), 9월(-1조7,448억원)까지 이어지다 5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155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1,528억원), 엔씨소프트(1,471억원), LG화학(1,022억원), LG(912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한국 증시 귀환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7일 1,203원70전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날 1,132원50전으로 떨어졌다.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시장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는 원화 강세가 외국인 수급을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인데다 현재의 원화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서만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5%에 달할 정도로 단기간에 급락했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화 강세폭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노리고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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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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