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유바이크]<12>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의 날렵한 매력

할리를 타고 처음으로 도로에 나왔습니다<BR><BR>할리를 타고 처음으로 도로에 나왔습니다





앞서의 맹훈련(아직 못 읽으셨다면 클릭)에 이어, 이제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포티에잇(XL1200X)을 타고 도로로 나갑니다. 광활한 삼성랜드…아니, 에버랜드 인근 도로를 지나 호암미술관 입구까지 찍고 다시 할리 용인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왕복 약 한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요.

평소 조기 치매를 염려해 온 저는 이날도 도로에 나가자마자 빙구짓을 했습니다.

기어변속법을 살포시 잊어버렸던 거죠. 포티에잇은 다른 대부분의 모터사이클과 마찬가지로 중립 상태에서 내리면 1단, 다시 쳐 올릴 때마다 2단~5단까지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저는 내릴 때마다 기어 단수가 올라가는 울프 클래식에 익숙한지라, 죽어라고 밟기만 했던 거죠. RPM은 올라가고 포티에잇은 맹렬한 굉음을 내는데 전 도무지 왜 변속이 안되나 싶었을 따름이고…. 정말 빙구 오브 빙구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날 저를 지도해주셨던 안태희 할리베이비슨 컨설턴트님이 미리 연결해 둔 세나(헬멧에 부착하는 블루투스 기기입니다)로 열심히 올리라고 하셨을 터이지만, 포티에잇의 굉음 때문에 전 듣질 못했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스타렉스에 타고 함께 길을 나선 할리 분들도 저에게 안타까운 손짓을 보내셨다고 하는데…. 포티에잇을 1단으로 학대한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할리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기나긴 빙구짓 끝에 마침내 본인이 빙구짓을 하고 있음을 깨달은 저는 이제 제대로 포티에잇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안태희 컨설턴트님이 앞장서고 저는 뒤를 따릅니다<BR><BR>안태희 컨설턴트님이 앞장서고 저는 뒤를 따릅니다



외관에서 느껴지듯, 날렵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물론 운전자인 제가 날렵하지 않은 게 함정이긴 하지만, 잘 타는 분이시라면 그 진가를 아시겠죠. 이미 다른 할리 기종을 타는 분들이라면 날렵한 포티에잇을 세컨드 바이크로 들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포티에잇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전 저 탱크와 두툼한 바퀴에 자꾸 눈이 갑니다.

제가 탔던 파란 포티에잇입니다. 아무리 봐도 잘 빠졌습니다. <BR><BR>제가 탔던 파란 포티에잇입니다. 아무리 봐도 잘 빠졌습니다.



소형차 급인 1,200cc 바이크다 보니 힘도 좋습니다. 호암미술관까지 가는 길에 그리 속도를 내지 않은 탓도 있지만, 4, 5단까지 올릴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저야 규정 속도에 맞춰 탔지만, 조금만 스로틀을 당기면 시속 180㎞까지도 금방 치고 나간다고 합니다.

포티에잇은 여유로운 반면 저는 아직 잔뜩 긴장 중입니다<BR><BR>포티에잇은 여유로운 반면 저는 아직 잔뜩 긴장 중입니다



코스 내내 컨설턴트님은 앞으로의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에 필요한 내용들만 꼭꼭 집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모든 것을 탈탈 털어 전수해 주시려는 안태희 컨설턴트님, 반면 딴생각에 빠진 기자 <BR><BR><span class=''><div style='text-align: center;max-width: 336px;margin: 0 auto;'><div id='div-gpt-ad-1566459419837-0'><script>googletag.cmd.push(function() { googletag.display('div-gpt-ad-1566459419837-0'); });</script></div></div></span><br>모든 것을 탈탈 털어 전수해 주시려는 안태희 컨설턴트님, 반면 딴생각에 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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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타 본 울프 클래식, 스쿠터 몇 종류, 혼다의 125cc 매뉴얼 바이크(CBR125, MSX125 등등)에 비해 클러치가 무거워서 손이 좀 아프긴 했습니다. 신호대기 때마다 열심히 손을 풀어줍니다.

신호 대기 중에 무심코 양 손을 모두 떼고 손을 풀기도 했습니다. 무거워 보이던 포티에잇을 무사히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소소한 뿌듯함이란…. 다시 외쳐봅니다.

어머니!!저 해냈어요!!! <BR><BR>어머니!!저 해냈어요!!!



슬슬 긴장도 풀려갑니다. 흔히 길에서 보던 커다란 할리데이비슨 모델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할리만의 정체성을 품고 있는 진동과 배기음이 익숙해집니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BR><BR>아까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가을볕 속을 달리는 기분은 최고였습니다. 빨리 봄이 오길…. <BR><BR>가을볕 속을 달리는 기분은 최고였습니다. 빨리 봄이 오길….



이쯤에서 포티에잇이란 이름의 유래도 짚어 봅니다. 포티에잇의 연료 탱크는 땅콩 모양(솔직히 좀 아닌 것도 같지만 미국인들 눈엔 그리 보이나 봅니다)인데요, 이런 피넛 스타일의 연료 탱크가 처음으로 출시된 해가 1948년입니다. 포티에잇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만 연료 탱크가 좀 작다 보니(약 8ℓ 크기) 자주 주유해야 한단 단점이 있겠네요. 그래도 포티에잇의 미모에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포티에잇의 가격은 1,990만원입니다. 어지간한 사륜차 한 대 가격입니다.

네, 가격이 6분의 1도 안되는 울프 클래식을 타는 제가 생각해도 비싸긴 합니다…만,

포티에잇을 몰 때의 폭풍 간지는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 할리데이비슨 판매량이 쭉쭉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가격도 내려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다양한 의견과 문의 부탁드립니다~제발! <BR><BR>다양한 의견과 문의 부탁드립니다~제발!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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