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소수지분 매각을 완료하며 1,5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SK와 LG·롯데·동부·코오롱 등의 계열사가 매물로 나온 지분인수에 참여하며 박 회장의 그룹 경영권 회복을 지원했다.
금호산업은 3일 공시를 통해 박 회장이 자사 지분 5.02%를,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4.83%를 주당 1만7,400원에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역시 이날 박 회장이 자사 지분 2.65%, 박 부사장이 2.50%,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2.84%를 주당 7,290~7,300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 부자는 금호산업 지분 가운데 총 9.85%를 매각해 601억원, 금호타이어 지분 7.99%를 처분해 919억원 등 총 1,520억원을 마련했다. 이번 블록딜에는 SK에너지를 비롯해 LG화학·롯데케미칼·동부화재·코오롱·현대해상 등 주요 기업집단의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박 회장의 지분매각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보유 중인 계열사들의 소수지분을 매각, 사실상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의 경영권 지분을 회복하기 위한 1차 관문을 넘어섰다. 박 회장은 지난 9월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 보유지분 50%+1주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인수대금 7,228억원을 내기로 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주체이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새 지주사 역할을 할 '금호기업㈜'의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