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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사업재편] M&A 전문가들 예측과 분석

"화학·철·해운 빅딜 없이는 생존 못해

왼쪽 사진부터 이종철 대표, 홍종성 본부장, 황세운 박사

기업 인수합병(M&A)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화학과 철강·해운·조선업 등을 '위기의 산업'으로 꼽으며 "대기업 간 빅딜 등 M&A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형 M&A는 기업의 10년·20년 후 미래를 좌우하는 만큼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사업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결단을 내려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종철 삼일PwC 재무자문부문 대표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A를 발판으로 한 사업재편은 쫓기듯 진행하면 제대로 성사될 수 없다"며 "그룹의 오너와 최고경영자(CEO) 등이 해당 산업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먼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빅딜은 먼저 지배구조를 정립하고 자금동원력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그런 대기업들이 앞장서 사업재편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부터 기업 M&A 및 구조조정 자문 업무를 전담해온 전문가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PwC에서 재무자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 한 번 큰 결단을 내려 사업재편에 나서면 시장도 단기적으로 성과를 판단하지 말고 10년·20년 이상 지켜보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에서 M&A 등 재무자문을 총괄하고 있는 홍종성 본부장도 "앞으로 대기업의 사업재편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며 "삼성이 한화나 롯데에 계열사를 매각한 것이 대기업 간 사업재편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한계 상황에 이른 화학·조선·철강·해운산업에서 M&A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황세운 박사도 화학과 조선·철강·해운업종을 M&A 가능성이 높은 유력 업종으로 언급하면서 "이들 제조업 분야에 속한 상당수 기업은 이미 M&A를 진행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황 박사는 "채권단과 투자자들이 기업 내외부에서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에 대한 압력을 갈수록 높여나갈 것"이라고 짚었다.

대기업 간 자율 빅딜의 관건은 역시 기업의 오너였다. 홍 본부장은 "대형 M&A가 그룹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오너가 책임지고 결단하지 않으면 빅딜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시장에서 그룹 재편에 대한 압력을 의식한 오너가 M&A를 과감하게 결정하는 사례가 향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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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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