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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룬 하나금융이 파격적인 플랫폼을 출시하며 고객군을 넓히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잊혀져 있던 각종 포인트를 '하나'로 모아 현금처럼 사용하는 독자적인 멤버십을 출시한 것. 이름은 하나멤버스이지만 하나금융의 기존 고객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모바일을 통해 가입하고 사용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이다.
특히 OK캐쉬백, SSG Money(신세계 포인트), CJ원포인트 등 국내 대표적인 멤버십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전환해 바로 현금화할 수 있게 한 점은 그간 국내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시도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6개 계열사(KEB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하나생명·하나캐피탈·하나저축은행)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적립된 하나머니를 OK캐쉬백, SSG Money 등 제휴 포인트와 합산해 모든 금융거래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하나멤버스는 통장이나 카드가 없어도 모바일에서 앱만 설치하면 간단히 가입할 수 있고 가입 즉시 1,000포인트(11월15일까지)를 지급한다. 가장 핵심적인 혜택은 '모으기' 메뉴를 통해 클릭만으로 주유소, 백화점, 마트, 극장, 외식·편의점 등에서 적립되는 OK캐쉬백, SSG Money의 제휴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머니는 1만원이 넘으면 은행 ATM에서 바로 출금이 가능하며 전국 230만여개의 카드 가맹점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금융의 예금, 펀드, 보험 신규 또는 불입, 대출이자, 수수료 납부, 환전, 송금, 자동이체, 카드 결제 등에 이르는 모든 금융거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포인트 교환 제휴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당장 오는 11월 중으로 CJ원포인트도 제휴포인트로 등록될 예정이다.
OK캐쉬백과 같은 멤버십 포인트는 그간 대부분의 고객들이 귀찮거나 몰라 일부 고객들만 열심히 쓰는 가상 화폐다. 이를 실물화폐로 옮기는 과정을 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또 공개적으로 만든 것이 '하나멤버스' 의 핵심 전략이다. 일시적으로 하나금융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상당해 보이지만 하나금융은 이 오픈형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연계 영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휴 포인트가 확대되면 플랫폼의 고객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하나금융의 충성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하나머니는 별도 금융거래 정보 없이 전화번호만으로도 지인과 주고받기가 가능하고 친구 추천 시 500머니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번 하나멤버스 출시에는 '플랫폼'을 지배해 리딩뱅크에 오르겠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은 리테일(소매영업)에 강하고 신한금융은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우수하지만 하나금융은 핀테크에 있어 가장 앞서 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하나멤버스를 앞으로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현지 기업과 제휴를 추진 중이라도 밝혔다. 하나금융은 아울러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아도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 시스템인 '원큐 트랜스퍼'도 이르면 다음달 출시하는 등 핀테크 부문에서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