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프앤] "너만의 게임을 만들어" 캠페인… 브랜드 자존심 회복나선 아디다스

아디다스 브랜드 캠페인 '스포츠 15'(위), 선수와 함께 소통해 만든 축구화 '엑스'(아래).
캠페인 스틸컷2
아디다스 브랜드 캠페인 TV CF '너만의 게임을 만들어'편.


스포츠 스타 대거 출연한 영상 전세계 공개
새로운 길 창조해 나가라는 메시지 전해
스포츠 즐길 때 입고 신는 정통 브랜드 강조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취향 반영한 '네오'
선수와 함께 만든 축구화 '에이스' '엑스' 출시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매장 세워 마케팅 강화


"너만의 게임을 만들어"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기존의 스포츠 영웅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나가라는 메시지를 담은 '너만의 게임을 만들어' 캠페인 영상을 이번 달 전세계에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에게 영감과 동기를 부여해 그들만의 경기를 만들도록 격려하는 아디다스의 '스포츠 15' 캠페인의 일환이다. 스포츠 종목 등에 관계없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스포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영감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아디다스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가레스 베일·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 NBA 농구 선수 데미안 릴라드·데릭 로즈·존 월 등이 등장한다. 스포츠 스타를 대거 고용해 만든 영상으로 진짜 스포츠를 즐길 때 입고 신는 정통 스포츠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브랜드 ' 스스로 '크리에이터'라고 주장해 온 아디다스가 그들만의 철학을 전세계 크리에이터와 나누면서 영감을 주고 호흡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있어 크리에이터란 선수, 감독, 영화인, 광고인 등은 물론 일상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든 고객을 지칭한다.

정통 스포츠가 아닌 스포티즘, 스포츠룩과 같은 애슬레저(운동과 레저의 합성어) 열풍으로 캐주얼스포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아디다스의 스포츠 본연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한편 여기서 더 나아가 함께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아디다스의 이야기는 소비자와 상시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품을 만들어 가겠다는 '개방·소통 경영'과도 맞닿아있다.

사실 나이키에 이은 '만년 2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에게 지난해는 고민이 많은 때였다. 실적 부진이 이어졌고, 리복 인수 이후 북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들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스포츠 정통 강호'로서 자존심을 구긴 아디다스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하버트 하이너 아디다스 글로벌 최고경영자는 올해 3월 '속도경영(스피드)' '도시경영(시티)' '개방·소통 경영(오픈 소스)' 등 세 가지를 골자로 한 '2020전략'을 발표했다. 90여년 역사를 이어온 아디다스의 '스포츠 정통성'을 강화하자는 게 공통분모다.

새 전략 발표 이후 아디다스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디다스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미국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28%, 중국 시장에서는 44% 각각 증가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17% 증가한 45억 4,000만달러(약 5조 3,300억원)를 기록했다.

90년 이상을 스포츠 용품 개발에 주력해 온 아디다스는 앞으로 100년을 위해 스스로 어떤 회사가 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가 왔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다시 초심'을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아디다스는 최근 이 브랜드 캠페인이 강조하고 나선 '정통성''개방·소통 경영'에 걸맞게 축구화 '에이스'와 '엑스'를 출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축구화는 아디다스 단독으로 개발해 내놓은 것이 아닌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 축구선수 토마스 뮐러 등과 함께 제품 개발을 놓고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엑스'는 매우 빠르고 민첩한 이들을 위한 축구화로 손흥민(레버쿠젠),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과 같은 선수들이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에이스'는 전체 경기 흐름을 통제하는 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구자철(마인츠), 메수트 외질(아스날 FC)과 같은 선수들이 착용하고 이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엑스' '에이스'가 아디다스가 강조한 '개방·소통 경영(오픈 소스)'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며 "'우리 기술이 뛰어나다'며 일방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강조하기 보다 앞으로는 소비자, 운동선수 등 스포츠 용품과 관계되는 모든 이들과 디자인, 생산 방법 등을 다각도로 고민하며 함께 제품을 '창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디다스가 강조하고 나선 또 하나의 전략은 '속도 경영'이다. 아디다스는 5년 전 '네오(NEO)'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1년에 12가지 제품 콜렉션을 내놓음으로써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아디다스는 '네오'를 속도경영의 본질로 강조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한정된 품목으로 소비자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없다. 소비자는 지난달 매장에서 봤던 같은 상품을 또 보려고 하기보다 늘 '새로운 무엇'을 바란다. 아디다스는 기술력은 물론이고 자체 제품 개발 속도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개선해 소비자의 빠른 취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디다스는 네오의 개발 방식을 아디다스 전사적으로 도입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2020전략의 마지막 포인트는 '도시 경영'이다. 뉴욕·LA·파리·런던·상하이·도쿄·서울·부산 등 전 세계 핵심 도시를 주축으로 새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만큼 아디다스는 이들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 아디다스의 스포츠 정통성을 제대로 각인시키면 그 마케팅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아디다스는 대표 도시를 주축으로 플래그십 매장(핵심 매장)을 세우고 해당 도시에서 영향력이 큰 스포츠 스타에게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런던·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도심 마라톤 축제(마이런)를 해마다 개최하며 잠재 스포츠 용품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디다스는 대도시 상권에 초점을 맞춘 '도시 경영' 전략을 앞으로도 고수할 계획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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