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FOMC 앞두고 거세진 외국인 '셀코리아'

8일간 코스피 2조 넘게 순매도

"신흥국 경기바닥 확인전까지 외국인 순매수 전환 힘들 것"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결정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시장에 대한 경계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중동계 자금마저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며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3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순매도 행진을 8거래일째로 늘렸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2조1,000억원을 돌파해 지난달 순매도 규모(1조9,309억원)를 뛰어넘었다. 월간 기준으로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선 지난달 이후로 따지면 한 달 반도 안돼 4조원어치를 팔아치운 셈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6,576억원)와 포스코(1,134억원), 현대모비스(-951억원), SK하이닉스(-914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고 있다. 사실상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49% 내린 2만9,8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2013년 10월1일(2만9,950원)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외국인의 계속되는 매도세로 1년8개월 만에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를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 결국 1,95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 속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 실적둔화 우려까지 커지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급락의 여파로 중동계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는 점도 외국인 수급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급락에 따른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이 서둘러 해외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의 중동계 자금 이탈도 가속되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10월에만도 1조9,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2개월 연속 순매도 1위 국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중동계 자금은 연간 기준으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순매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방향성이 확인될 다음주 FOMC 회의가 외국인 매도세 둔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당분간 추세적 순매수 전환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완만한 금리 인상 속도는 외국인 매수세 전환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어도 충분조건이 되기는 어렵다"며 "중국 등 신흥국 경기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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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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