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왕자의난’ 이라 불리는 ‘롯데가’의 집안싸움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법정에서 시작됐는데요. 소송과 관련된 관전 포인트를 보도국 김혜영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롯데 그룹의 경영권 갈등을 두고 오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이 되는데, 우선 어떠한 소송들이 제기돼 있습니까?
[기자]
네. 소송은 총 세 가지 입니다.
우선 오늘 심리에 들어간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이 있습니다. 나머지 두 가지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 부산의 신동주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신격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입니다.
세가지 소송은 신동주 전 부회장 본인은 물론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앵커] 첫 법정 공방이기 때문에 추 후 경영권 분쟁의 분위기의 열쇠가 될 수도 있을텐데요. 오늘 열린 재판에 양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번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서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쇼핑의 주주로서 회계장부를 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이 기각된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격이 무뎌지겠지만, 받아들여지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중국사업이 부실했다는 공세를 본격화 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언론사 순방을 다니며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엄청난 중국사업 부실을 일본롯데홀딩스의 자금을 끌어들여 메우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요, 이는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중국사업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고전하며 큰 투자 손실을 낸 사실을 강조하는 동시에 신 회장의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반면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자료 열람이 가능한데도 소송을 진행한다며 경영권을 노린 ‘트집잡기용’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중국 사업 손실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사업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것임에도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반응인데요. 롯데쇼핑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 질 것에 대비해 한동안 관련 회계자료 준비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경영권 분쟁을 두고 두번째 제기된 소송은 어떤건가요?
[기자]
네. 두번째 소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국내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상당한 지분을 가진 자신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기 때문에 이사직 복귀는 물론이고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받겠다는 취지입니다.
다시말해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목적으로 자신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롯데그룹에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정당한 결정이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소송은 아직 기일이 잡히지 않습니다.
[앵커]
세가지 소송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법원에서 낸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일텐데요? 관전포인트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입니다.
다만 이 소송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문제’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월28일 신동빈 회장이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에 이유를 들어 대표이사를 해임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고려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최근 신 총괄회장을 데리고 서울대병원에 가서 건강체크를 하는가 하면, 이동과정에서 휠체어를 타지 않고 지팡이를 짚고 걷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며 “건강상에 이상이 없다”라는 메세지를 대내외 알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가타부타 언급을 삼가하고 있는데요. 94세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특히 일본 법원에서 진행될 신 총괄회장에 대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무효소송은 경영권의 향배를 가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소송은 신 총괄회장을 둘러싼 건강 공방은 물론이고 향 후 한·일 롯데그룹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소송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판단의 키를 쥔 일본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건강하다고 보고 롯데홀딩스 경영능력을 인정해 해임이 무효라고 판단한다면 거세질 후폭풍을 피해 갈 길이 없습니다.
특히 이번에 롯데홀딩스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밖에 없을텐데요.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면 종업원 지주회가 신동빈 회장 지지를 철회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장악한 광윤사와 연합할 가능성이 있어 신동주회장에 동생을 밀어내고 일본과 한국의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최고경영진의 교체까지 가능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