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가 30일(현지시간)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에 편입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안화 편입이 외환시장에 당장 큰 변화를 불러올 변수는 아니다. 이미 SDR 편입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국제금융시장에도 대부분 반영돼 있는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각국이 외환보유고에 위안화 비중을 늘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안화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비슷한 경로를 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지금까지 원화와 위안화는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칼이다. 중국 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위안화 약세가 원화 약세를 더 강도 높게 부추길 수 있다. 전문가들이 중국발 불안에 따른 동조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경제연관성이 경상·자본거래로 확대되면서 원·위안화 환율 안정이 새로운 정책과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위안화와 원화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위안화 인기가 너무 높아지면 원화 수요를 뺏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프록시 헤지(Proxy hedge)' 수요의 감소다. 프록시 헤지란 유동성이 떨어지는 통화의 거래위험을 줄이기 위해 비슷하게 움직이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통화를 써서 대신 헤지하는 것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 헤지 대상이었는데 위안화 자산에 대한 직접적 투자수요가 강해지면 프록시 헤지 수요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