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메모리 굴기' 시작한 중국, 한국 기업 성역 SSD 넘보나

샌디스크 인수한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인 샌디스크를 우회인수한 중국이 삼성전자 등 한국 업계가 장악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차세대 디지털 저장장치다.

시장조사기관 IHS와 디스플레이서치 등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샌디스크를 인수한 웨스턴디지털이 SSD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했다.

HDD를 주로 만들던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의 역량을 이용, SSD 시장에 진입한다는 지적이다. IHS에 따르면 전세계 SSD 시장은 오는 2019년 208억달러에 이르러 196억달러 수준인 HDD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턴디지털의 SSD 공략은 이 회사 지분 15%를 보유한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최대주주로 뒤에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의 SSD 진입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제조업의 성역이나 다름없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굴기(堀起)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SSD가 첫 번째 싸움터인 셈이다.

도시바와 합작해 낸드를 만들어 자체 SSD 브랜드에 탑재하고 있는 샌디스크는 SSD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할 잠재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샌디스크에 앞서 STEC나 벨로비트·스카이에라 같은 SSD 공급업체들을 사들이며 역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칭화유니그룹의 막대한 자본 지원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한국 반도체 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HS에 따르면 올 2·4분기 기준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42%로 2위 인텔(16%)을 2.6배 차이로 앞서 있으며 샌디스크는 9%로 3위, 마이크론·도시바가 각 6%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웨스턴디지털과 최대주주인 칭화유니그룹이 앞으로 보일 행보는 여러 수가 있어 현재는 판단이 어렵다"면서도 "국내 업계는 기술 우위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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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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